한화의 늦깎이 거포 1루수 김인환(29)은 지난해 이맘때 서산의 퓨처스 캠프에서 찬바람을 맞아가며 훈련했다. 당시 신분은 육성 선수. 1군 선수가 되기 위해선 5월 이후 정식 전환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최원호 퓨처스 감독 추천으로 대전에서 치러진 2차 캠프부터 1군에 합류했고,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에게 눈도장을 받았다. 5월 정식 선수 전환 후 1군에 오른 김인환은 5월3일 문학 SSG전 8회 대타로 나온 첫 타석 안타를 시작으로 이튿날 데뷔 첫 홈런까지 치며 단숨에 주전 1루수 자리를 움켜쥐었다.
113경기 타율 2할6푼1리(398타수 104안타) 16홈런 54타점 OPS .722로 깜짝 활약하며 신인상 투표 2위에 올랐다. 지난 2016년 육성선수로 한화에 입단한 뒤 오랜 2군 생활을 거쳐 7년차 시즌에 이룬 의미 있는 진전이었다.
1년 전 서산 퓨처스에서 찬바람을 맞았던 김인환은 올해 1군 선수로 미국 애리조나에서 1차 스프링캠프를 치렀다. 그동안 2군 소속으로 일본에 몇 번 가본 게 해외 캠프의 전부였던 김인환에게 1군 캠프도, 미국에 온 것도 전부 처음이었다.
김인환은 “미국에 처음 왔는데 운동 환경이 진짜 너무 좋다. 웨이트장부터 야구를 할 수 있는 시설까지 전부 잘 갖춰져 있다. 국내에 있을 때보다 날씨도 훨씬 따뜻하다”며 “이렇게 좋은 환경에서 야구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도 감사한 일이다. 작년과 또 다른 마음가짐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가 1차 캠프를 치렀던 애리조나주 메사의 벨뱅크파크는 지난해 지어진 신축 스포츠 컴플렉스로 야구장뿐만 아니라 축구장, 농·배구를 위한 실내 체육관 시설까지 모두 들어가 있다. 한화는 야구장 3면에 실내 웨이트장과 치료실 등을 사용하며 1차 캠프를 큰 부상 없이 성공적으로 치렀다.
최상의 훈련 환경에서 1차 캠프를 치르고 일본 오키나와 2차 캠프로 넘어간 김인환은 “강점을 더 살리기 위해 웨이트로 힘을 강화하는 데 신경을 썼다. 전체적인 밸런스도 괜찮다. 수베로 감독님도 준비를 잘해온 것 같다고 말씀해주셨다”며 “작년에 좋았던 것도 있지만 아쉬웠던 부분이 많았는데 9~10월에 체력적으로 페이스가 뚝 떨어졌다. 한 번 경험을 했으니 올해는 달라질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FA 채은성과 외국인 타자 브라이언 오그레디가 가세하면서 한화 중심타선도 한층 세졌다. 지난해 4~5번 타순을 쳤던 김인환이 부담을 덜 수 있는 팀 구성이 됐다. 김인환은 “은성이형이랑 같은 조로 타격 훈련을 하는데 어떤 방향성을 갖고 하는지 보며 배우는 게 많다”며 “좋은 선수들이 많이 오면서 팀 전력이 확실히 탄탄해졌고, 잘할 수 있다는 느낌을 든다. 올해는 진짜 팀 성적을 낼 수 있게 더 열심히 잘하겠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