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방망이를 잡은지 2년 째. SSG 랜더스 외야수 하재훈(33)은 자신감을 갖고 2차 캠프지가 있는 일본 오키나와로 향한다.
하재훈은 미국 플로리다주 베로비치 재키 로빈슨 트레이닝 콤플렉스에서 진행된 1차 스프링캠프에서 “30홈런, 30도루도 가능할 듯하다”는 얘기를 들었다. 타고난 운동신경, 타격 파워, 팀내에서 발이 가장 빠른 외야수 최지훈과 견줄 수 있는 주력, 강한 어깨는 기대를 한 몸에 받기에 충분한 조건이었다.
김민재 벤치 코치, 정경배 퀄리티컨트롤 코치 등 코칭스태프는 올해 하재훈의 ‘대폭발’을 기대했다. 2019년 36세이브로 리그 세이브왕이었던 그는 올해 타자로 성공 스토리를 준비하고 있다.
청백전이었지만 첫 실전에서 하재훈은 홈런맛을 봤다. 지난 22일 미국 캠프지에서 진행된 자체 청백전에서 하재훈은 백팀 투수 이원준 상대로 3점 홈런을 날렸다. 하재훈은 “청백전 때는 연습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실전처럼 임했다. 집중을 더 했고 ‘이제 실전에 들어가도 되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1차 캠프에서 소기의 성과를 갖고 지난 2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하재훈은 “정말 만족스럽게 마친 것 같다. 캠프 기간 내가 해야 할 것을 다 정해서 갔다. 전부 완수하고 와서 정말 만족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하재훈이 세이브왕 출신으로 다시 방망이를 잡겠다고 했을 때 아쉬움, 걱정을 하는 지도자들도 있었다. 하지만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닌 듯하다. 그만큼 하재훈은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옛 감각이 돌아오고 있다.
하재훈은 용마고 시절 외야수로 뛰었고, 2008년 미국 시카고 컵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태평양을 건너갔을 때는 타격 능력을 인정받아 트리플A까지 올라간 적이 있다. 일본 프로야구 야쿠르트 스왈로스에서도 타자로 뛴 시간도 있다. 게다가 2022시즌 종료 후 호주에서 실전 경험을 쌓기 위해 귀중한 시간도 보냈다.
지난해 60경기에서 타율 2할1푼5리에 그친 하재훈은 비시즌 동안 한국 선수들로 구성된 질롱코리아 소속으로 호주프로리그에서 뛰다가 왔다. 질롱코리아가 호주프로리그 2022-2023시즌 40경기에서 정규시즌 구단 최고 성적인 13승으로 매시즌 나아지고 있는 가운데 하재훈은 21경기에서 홈런 11개로 장타력을 뽐냈다.
좋은 느낌을 계속 잘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 28일부터 SSG는 일본 오키나와에서 롯데, 한화, 삼성 등 상대로 실전 점검을 한다.
하재훈은 “그간 경기를 많이 뛰지 않았다. 앞으로 실전 감각을 잘 유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 하나를 얻으면, 절대 잊지 않고 고르게 잘 해보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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