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의 신예 내야수 문보경(22)은 지난해 처음으로 1군 풀타임 시즌을 치렀다. 연말 시상식에서는 골든글러브 3루수 부문 투표에서 2위를 차지했다.
리그 최고의 3루수로 꼽히는 최정(SSG)에 이은 2번째. 문보경은 KBO리그의 20대 젊은 3루수 중에서 단숨에 두각을 나타냈다. 태극마크에 대한 목표를 드러낸 문보경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노린다. 한동희(23,롯데), 노시환(22,한화) 등 젊은 거포 유망주들을 제쳐야 한다.
2019년 신인드래프트 2차 3라운드(전체 25순위)로 LG에 입단한 문보경은 2021년 5월에 1군에 데뷔했다. 4월까지 육성 선수 신분으로 퓨처스리그에서 4할 타율을 폭발시키자, 5월 정식 선수 등록과 함께 1군에 콜업했다.
첫 해는 타율 2할3푼(278타수 64안타) 8홈런 39타점 OPS .700을 기록했고, 지난해는 개막전부터 풀타임을 뛰면서 타율 3할1푼5리(406타수 128안타) 9홈런 56타점 OPS .833으로 활약했다. 리그 타격 7위였다.
단숨에 주전 3루수를 꿰차며 LG의 고민거리 중 하나를 해결했다. 지난해 문보경은 3루 뿐만 아니라 1루 부업까지 했다. 경기 후반에는 수비 강화를 위해 채은성 대신 1루수로 뛰었다.
올해는 3루수 붙박이다. 염경엽 LG 감독은 “문보경은 3루수로만 뛰게 할 것이다. 1루수는 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포지션을 오가지 않고 3루만 전념시켜 더 집중하고 성장시키려는 계획. 1루수는 이재원이 가장 먼저, 많은 기회를 받을 것이고 대수비 상황에서는 베테랑 김민성이 나선다.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문보경은 감독의 3루수 전담 계획에 “주어진 자리에서 내 임무를 잘하고 싶다. 어느 포지션으로 간다, 안 간다는 생각 안 한다”고 말했다.
1년 전, 국내 통영에서 치러진 스프링캠프에서 문보경은 “타격을 잘하고 싶다. 공격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고, 한 해 동안 매서운 타격을 선보였다. 새 시즌을 앞둔 문보경은 “작년 만큼 해도 좋고, 더 발전하면 더 좋다. 올해도 방망이를 잘 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활약으로 골든글러브 3루수 2위, WBC 대표팀 예비 명단 등 성과를 나타냈다. 문보경은 “욕심이 생기더라. 지난해에는 후보에 이름만 올려도 영광이었다. 올해는 목표를 높여서 대표팀에 나가고 싶고, 골든글러브도 받아보고 싶다”고 목표의식을 드러냈다.
시즌 도중에 열리는 아시안게임, 시즌 후 APBC 대회도 있다. 24세 이하 젊은 유망주들로 꾸리는 대표팀이다. 문보경은 “태극마크를 단다는 것이 운동선수로서 영광이다. 평생 한 번 달까말까 기회가 많은 것도 아니고…”라며 “대표팀은 야구 하면서 한 번도 못해 봤다. 초등학교 리틀야구 때 한 번 대표팀으로 나갔는데 아시아 예선에서 떨어졌다”고 말했다.
아시안게임은 한동희, 노시환 등과 3루수 경쟁이다. 문보경은 “경쟁을 하더라도 나부터 잘해야지 후보에 들 수 있다. 누구를 신경 쓴다기 보다는 나 자신과 싸움이다. 못 하면 아무 의미 없기에, 누구를 신경 쓰지 않고 내가 잘해야 한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한동희, 노시환은 장타력을 어필하는 거포 유망주다. 노시환은 2021년 18홈런을 기록한 후 지난해 삼진을 줄이는 스윙을 하다가 타율 2할8푼1리를 기록하며 홈런(6개) 및 장타율(.382)까지 폭망했다. 올해 다시 장타를 노리는 타격에 매진하고 있다.
2020년과 2021년 2년 연속 17홈런을 기록한 한동희는 지난해 화려한 4월을 보냈는데, 이후 내리막길로 후반기는 장타가 뚝 떨어졌다. 4월에는 타율 4할2푼7리 7홈런 22타점 OPS 1.249으로 리그 월간 MVP에 선정됐다. 그러나 시즌 성적은 타율 3할7리(456타수 140안타) 14홈런 OPS .817로 마쳤다.
문보경은 수비율에서도 한동희, 노시환에 앞섰다. 3루 수비에서 한동희(975이닝 실책 19개)는 수비율 .924, 노시환(595⅔이닝 실책 7개)은 수비율 .956, 문보경(749이닝 실책 5개)은 수비율 .972를 기록했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