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의 2년차 투수 문동주(20)는 스프링캠프에서 일찌감치 좋은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다. 첫 실전 경기에서 156km 강속구를 던지며 올 시즌 큰 기대를 품게 했다.
문동주는 지난 20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솔트리버필드에서 열린 네덜란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과 연습 경기에 선발 투수로 등판해 1⅔이닝 무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이날 직구 최고 구속은 156km까지 나왔고, 평균 구속도 152km로 힘이 넘쳤다. 캠프에서 첫 실전 등판이었는데, 지난해 자신의 최고 구속(158km)과 별 차이 나지 않은 위력적인 공을 던졌다. 메이저리그 경력을 자랑하는 안드렐톤 시몬스, 디디 그레고리우스 등이 포진된 타선을 압도했다.
2월초 미국 애리조나의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문동주는 지난해 익힌 체인지업, 슬라이더를 더 많이 연마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고교 때) 직구와 커브 위주로 던졌고, 프로에 와서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를 배웠다. 지난해 연습을 많이 못 하고 던졌는데, 경기에서 감이 잘 안 잡히더라도, 자신있게 던지면서 습득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캠프에서) 배운 구종을 많이 던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네덜란드 대표팀 상대로 직구(22개)와 커브(6개) 외에도 슬라이더(3개), 체인지업(2개)을 던지며 변화구도 테스트했다.
문동주는 지난해 신인 때 2월과 6월 두 차례 부상을 당하며 제 기량을 온전히 발휘하지 못했다. 지난해 13경기(28⅔이닝)에서 1승 3패 평균자책점 5.65을 기록했다. 9월 부상에서 복귀한 이후에는 투구수 제한도 있었다. 9월 이후 선발 3경기(15이닝)에서 1승 2패 평균자책점 3.00으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지난해 부상 이력도 있어, 한화는 올해 문동주를 최대한 관리하면서 기용할 가능성이 높다. 문동주는 “아직 자세한 것은 모르지만 올해는 투구 수 제한이 풀리지 않을까 생각한다. 투구 수 제한은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나는 투구 수에 맞춰 최대한 많은 이닝을 던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30이닝도 던지지 않았기에 신인왕 자격이 유지되는 문동주는 올해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꼽힌다. 문동주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작년에 신인상을 의식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지나고보니) 의식이 됐던 것 같다”며 “의식을 하면서 부상이 온 것 같다. 올해는 신인왕을 의식하지 않고 해야겠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문동주는 WBC 대표팀 예비 엔트리에 포함됐지만 최종 엔트리에 뽑히지는 못했다. 추신수(SSG)는 문동주를 뽑았어야 했다며 높게 평가했다. 올해 시즌 도중 아시안게임, 시즌 후에는 APBC 대회 등이 있다.
‘태극마크에 욕심이 없느냐’는 질문에 문동주는 “당장은 아니더라도 욕심은 있다. 저 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다 욕심이 있을 것이다. 운동 선수는 모두 (태극마크) 욕심이 있어야 좋은 성적을 내는데 도움이 되고, 동기부여가 되기 때문에 나 역시 (태극마크) 욕심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시즌에서 잘 해야, 시즌 성적이 좋은 선수가 뽑히니까 시즌에 잘 맞춰 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막판 좋았던 페이스를 올해도 이어가고자 한다. 문동주는 “시즌 막판에 좋았는데, 부족한 부분이 더 많아 그것을 잘 채우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좋은 모습이 나올 것이다”라며 “부족한 것은 경기에서 여러 상황이 생길 수 있는데 상황에 따라 대처 능력이 필요하다. 또 시즌을 길게 봤을 때는 초반에 직구, 힘으로 윽박지르다가 후반에는 변화구 비중을 늘렸던 것도 생겼다. 경기를 하다 보면 문제점들이 많이 있는데 그런 것들을 보완하면 잘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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