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FA로 나왔으나 미계약 신분인 외야수 주릭슨 프로파(30)가 네덜란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깜짝 합류했다.
프로파는 26일(이하 한국시간) 네덜란드와 KBO리그 LG 트윈스의 연습경기가 열린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솔트리버필드 앳 토킹스틱에 모습을 드러냈다. 네덜란드 오렌지색 훈련복을 입고 타격 훈련을 하며 가볍게 몸을 풀었다.
프로파는 지난해 시즌을 마치고 2023년 연봉 750만 달러를 포기하며 FA 자격을 얻었다. 샌디에이고로부터 100만 달러 바이아웃 금액을 받고 시장에 나왔지만 스프링 트레이닝이 시작된 뒤 2월말이 되어서도 아직 팀을 찾지 못하고 있다.
네덜란드령 퀴라소 출신 스위치히터인 프로파는 특급 유망주 출신으로 내외야 모두 가능한 유틸리티 선수. 지난 2012년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데뷔한 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를 거쳐 2020년부터 최근 3년간 샌디에이고에서 뛰었다.
메이저리그 9시즌 통산 성적은 836경기 타율 2할3푼8리 648안타 78홈런 313타점 OPS .708. 최고 유망주에 걸맞은 성적은 아니지만 주전으로 자리잡았고, 지난해 샌디에이고에서 152경기 타율 2할4푼3리 140안타 15홈런 58타점 OPS .723을 기록했다.
FA가 된 뒤 휴스턴 애스트로스, 텍사스 레인저스, 볼티모어 오리올스, 뉴욕 양키스 등 여러 팀과 루머가 나왔지만 계약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옵트 아웃을 하지 않았더라면 샌디에이고에서 받을 수 있었던 750만 달러 이상 대우를 받기 쉽지 않은 모습이다.
이런 상황에서 프로파는 네덜란드 WBC 대표팀에 전격 합류했다. 이날 LG전은 가볍게 훈련을 하면서 몸만 풀었다. WBC가 프로파에겐 존재 가치를 높여 좋은 계약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프로파는 지난 2013년, 2017년 WBC에도 두 번이나 네덜란드 대표팀으로 참가한 바 있다. 네덜란드는 두 대회 연속 조별리그에서 한국을 이긴 유럽의 야구 강국이다. 이번 대회에는 대만, 쿠바, 네덜란드, 이탈리아와 A조에 속해 B조에 있는 한국과는 8강에서 만날 수 있다.
한편 이날 경기장에는 김하성(27.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깜짝 방문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소속팀 샌디에이고는 글렌데일 캐멀백랜치에서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시범경기 원정을 갔는데 김하성은 주축 선수들과 피오리아에 남아 훈련을 했다. 오전에 훈련을 마치고 오후에 지인들과 함께 스코츠데일로 넘어왔다.
히어로즈 시절 스승인 염경엽 LG 감독에게 인사차 찾아온 김하성은 네덜란드 대표팀에서도 반가운 얼굴을 만났다. 지난 2년간 샌디에이고에서 한솥밥을 먹은 프로파와 모처럼 해후하면서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김하성은 지난해 포스트시즌 기간 프로파와 관련한 물음에 “가족 같은 관계다. 항상 재미있고, 좋은 친구”라며 고마운 존재라고 대답하기도 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