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파 출신 김동엽(33·삼성)이 일본 오키나와 캠프에서 슬러거 DNA를 과시하고 있다. 안치용 전 해설위원은 삼성의 공격력 보강 차원에서 김동엽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1군 캠프가 아닌 퓨처스 캠프에서 올 시즌 준비에 나섰던 김동엽은 16일 일본 오키나와 구니가미 카이긴 구장에서 벌어진 니혼햄 파이터스 2군과의 경기에서 6점 차 뒤진 7회 좌월 2점 홈런을 터뜨리며 슬러거 DNA를 발휘했다.
1군 캠프에 합류한 김동엽은 21일 아카마 볼파크에서 열린 자체 평가전에서 호쾌한 타격쇼를 펼쳤다. 백팀의 6번 지명타자로 나선 김동엽은 1회 첫 타석에 들어섰으나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4회 2사 1루서 좌측 담장을 넘기는 투런 아치를 터뜨린 데 이어 6회 2타점 2루타를 작렬했다. 3타수 2안타 4타점 2득점.
김동엽은 2020년 개인 통산 세 번째 20홈런 고지를 밟은 뒤 2021년 4홈런에 이어 지난해 2홈런으로 하향세를 그렸다. 예년보다 입지가 좁아졌다고 하지만 자신의 강점을 제대로 발휘한다면 얼마든지 반등은 가능하다.
안치용 전 해설위원은 야구 전문 유튜브 '베이스볼 런치:브런치'에 출연해 "김동엽이 수비가 약하기 때문에 공격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이 선수의 활용 가치는 떨어진다"면서 "김동엽은 타율보다 장타 생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했다. 또 "삼성의 공격력 보강 차원에서 김동엽의 존재가 필요한 건 분명하다. 김동엽이 정상 컨디션을 발휘한다면 삼성의 공격력은 더욱 좋아진다"고 덧붙였다.
국민 유격수 출신 박진만 감독은 수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편이다. 김동엽은 수비보다 공격에 강점을 가진 선수다. 안치용 전 해설위원은 "김동엽이 단점 보완보다 장점의 극대화를 꾀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김동엽의 부진에 대해 기술적인 부분보다 심리적인 부분을 언급했다. "타격 자세의 문제가 아니다. 성적이 좋지 않으면 자세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저는 그건 아니라고 본다. 20홈런도 쳤는데 심리적인 부분이 더 크다. 마음의 여유가 없으니 자기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하고 쫓길 수밖에 없다. 그렇다 보니 본인의 야구를 펼치지 못한다".
타자 친화형 구장을 홈그라운드로 사용하는 삼성은 지난해 팀 홈런 7위(103개)에 그쳤다. 지난해 팀내 20홈런 이상 기록한 선수는 호세 피렐라(28개)와 오재일(21개)이 유이했다. 두 자릿수 홈런으로 범위를 확대해도 강민호(13개)와 이원석(10개) 밖에 없다.
안치용 전 해설위원은 "삼성의 젊은 선수 가운데 장타를 기대할 만한 선수는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현재 피렐라, 오재일, 김동엽뿐이다. 거포 유형의 선수가 부족하다"고 지적하며 "삼성이 타자 친화형 구장을 안방으로 사용하면서 72경기에서 그 장점을 살리기 위해 거포가 많이 필요하다"고 김동엽의 역할을 강조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