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내야수 정은원(23)은 지난 2018년 데뷔 첫 해 안정된 수비로 한용덕 당시 감독의 눈에 들었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정은원을 두고 한용덕 감독은 “신인답지 않게 수비가 매끄럽다”고 칭찬했고, 주전 2루수 정근우가 흔들리자 그 자리에 정은원을 과감히 썼다. 정근우의 후계자로 낙점돼 2019년부터 한화 주전 2루수로 자리매김했다.
매년 타격 능력과 선구안이 향상됐고, 2021년에는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도 받았다. 순수 한화 선수로는 최초 수상이었다. 지난해에도 시즌 초반 타격에 부침이 있긴 했지만 140경기 타율 2할7푼6리 140안타 8홈런 49타점 OPS .749로 리그 평균 이상 타격 생산력을 뽐냈다. 타격 쪽에선 충분히 궤도에 올랐다.
다만 신인 때 견고했던 수비력이 흔들렸다. 부상 없이 풀타임 주전으로 뛴 2019년과 2021년 13개였던 실책이 지난해 17개로 증가했다. 2루수로서 수비율은 2020년(.988), 2021년(.975), 2022년(.968) 갈수록 떨어졌다.
미국 애리조나에서 마친 1차 스프링캠프 기간 정은원은 수비 훈련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팀 훈련을 마친 뒤에도 매일 같이 최윤석 수비코치에게 추가 훈련을 자청, 수비에 대한 고민을 토로하고 해소하는 시간을 가졌다.
정은원은 “캠프 와서 공을 많이 받으며 자신감이 붙었다. 좋아진 게 보여 스스로도 뿌듯하다”며 웃은 뒤 “지난해는 심리적으로 수비에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 있었다. 공을 잡을 때 스스로 느끼기에 편안하거나 안정된 폼이 아니었다. 그 이유를 코치님과 고민하며 분석했고, 이제는 많이 해결된 상태”라고 말했다.
최윤석 코치는 “은원이가 작년에 수비가 조금 안 되다 보니 가진 능력에 비해 스스로 옭아매고 위축되는 게 보였다. 수비력이 나쁜 선수가 아닌데 실책 하나만 해도 여러 이야기가 나오는 것에 신경을 많이 썼다. 그런 말은 잊고 기본에 충실하면서 소홀히 한 부분을 채우려 했다. 본인도 추가 훈련을 계속 자청하며 노력했고, 코치로서 자신감을 불어넣어주려 했다”고 이야기했다.
정은원은 캠프에서 3명의 유격수 주전 후보들과 호흡하고 있다. 트레이드로 삼성에 갔다 FA로 한화에 돌아온 베테랑 오선진과 기존 유망주 박정현, 올해 신인으로 입단한 19세 문현빈이 수비 훈련 때 정은원과 키스톤을 이룬다.
정은원은 “(오선진, 박정현은) 같이 뛰었던 선수들이라 호흡 면에선 걱정할 게 없다”며 문현빈에 대해선 “되게 좋다. 실력적인 부분도 당연히 좋지만 당차다고 해야 하나, 신인답지 않은 패기가 있다. 야구를 대하는 자세는 내가 선배이지만 한 번 더 보고 느끼면서 배우게 된다. 그런 마인드가 현빈이의 큰 장점이다”고 칭찬했다.
어느새 프로 6년차가 된 정은원은 “신인 때부터 빠짐없이 1군 캠프에 왔다. 신인 때는 아무 생각 없이 내 야구만 했다면 지금은 팀에 책임감을 느껴야 할 시기”라며 “지금 페이스로 캠프를 잘 치러 시즌에 들어가면 준비한 만큼 결과가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2루수 골든글러브 탈환 의지에 대한 물음에도 “열심히 해보겠습니다”라고 힘찬 대답을 내놓았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