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키움을 약하게 보는지…" 전문가 예측에 반문, 부자 우승 꿈꾸는 임지열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3.02.26 06: 09

“우리가 또 약팀이라고 하는 평가가 있더라구요.”
키움은 지난 2013년부터 최근 10년간 무려 9번이나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2017년이 유일하게 포스트시즌에 들지 못한 시즌으로 이 기간 KBO리그에서 키움보다 가을야구를 많이 한 팀은 없다. 최근 10년간 키움(765승624패19무·승률 .551)보다 승률이 높은 팀도 두산(777승608패23무·승률 .561)밖에 없다. 
매년 시즌을 앞두고 키움은 중하위권 전력으로 저평가받았지만 예상을 깬 성적으로 전문가들을 비웃었다. 지난겨울 FA 투수 원종현(4년 25억원), 외야수 이형종(4년 20억원)과 함께 새 외국인 투수로 100만 달러를 들여 아리엘 후라도를 영입하며 우승을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키움 임지열이 타격 훈련을 지켜보며 미소짓고 있다. 2023.02.06 /jpnews@osen.co.kr

그러나 시즌 전 키움을 향한 저평가는 올해도 연례행사처럼 나왔다. 안우진과 에릭 요키시를 제외하면 믿을 만한 선발이 없고, 불펜이 약하다는 이유로 5강 후보가 아니라는 일부 전문가 전망이 나왔다.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서 스프링캠프 중인 키움 선수들도 이런 예측과 전망을 알고 있다. 
키움 러셀, 임지열이 웜업을 하며 이야기 나누고 있다. 2023.02.09 /jpnews@osen.co.kr
올해 키움의 새로운 주전 1루수 후보로 경쟁 중인 임지열(28)은 “작년에 우리가 약팀으로 평가받았지만 그걸 이겨냈다. 그런데 올해도 우리 팀을 우승 후보가 아니라 약팀이라고 하는 평가가 있더라.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작년 준우승 경험으로 팀에 더 힘이 생겼다. 우승에 대한 열망도 커졌다. 올해는 작년보다 좋은 결과를 보여줄 수 있다”고 자신했다. 작년보다 좋은 결과란 우승밖에 없다. 
키움이 창단 첫 우승 숙원을 풀기 위해선 임지열이 해줘야 할 몫이 있다. 지난 2014년 2차 2라운드 전체 22순위로 키움에 상위 지명됐으나 오랜 기간 2군 생활을 한 임지열은 지난해 비로소 존재감을 보여줬다. 특히 포스트시즌 10경기에서 20타수 5안타로 타율은 2할5푼이었지만 홈런 3개 포함 6타점을 올리며 클러치 장타력을 뽐냈다. 
지난해까지 외야수를 본 임지열은 이번 캠프에서 1루 수비도 같이 연습하고 있다. 공식 등록 포지션도 외야수가 아닌 내야수로 바뀌었다. 주전 1루수가 확실하지 않은 키움이고, 장타력이 좋은 임지열에겐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좋은 자리가 될 수 있다. 
3회초 무사 1루에서 키움 임지열이 선제 투런포를 날리고 있다. 2022.11.08 /jpnews@osen.co.kr
홍원기 키움 감독도 “임지열이 작년 막판 임팩트가 강했다. 어느 포지션에서 시작할지 모르지만 1루와 외야를 병행하며 준비 중이다. 지난해 경험을 살려 선수 본인이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기대했다. 채종국 키움 수비코치도 “신인 때 3루수로 들어와 내야 경험이 있는 선수다. 지금까지 1루에 잘 적응하고 있고, 실전에 나갔을 때 상황 대처를 체크해야 한다”고 밝혔다. 
임지열은 “팀이 필요로 하는 자리에서 열심히 준비해야 한다. 원래 내야수로 입단했기 때문에 1루 수비에 대한 부담이 그렇게 크지 않다”며 “작년에 꿈같은 시즌 보냈다. 나를 알리고,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올 시즌 준비에 있어서도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올해는 주전으로 도약하고 싶은 의지가 있다. 전경기에 나가는 것이 개인적 목표”라고 의지를 드러냈다. 
임주택-임지열 부자. /한화 이글스 제공, OSEN DB
임지열은 지난해까지 한화에서 선수와 프런트로 오랜 기간 몸담은 임주택 공주고 인스트럭터의 아들로 잘 알려져 있다. 임지열은 “2군에 오래 있으면서 좌절할 때도 있었지만 그때마다 일으켜준 부모님의 도움이 컸다. 항상 응원을 해주시는 부모님에게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현역 시절 외야수로 장타력이 뛰어났던 임주택 인스트럭터는 지난 1999년 한화의 한국시리즈 우승 멤버이기도 하다. 임지열이 키움에서 우승하면 박철우-박세혁, 유두열-유재신에 이어 KBO리그 역대 3번째 부자(父子) 우승 진기록을 세우게 된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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