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회 교체된 뒤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향한 곳은 배팅 케이지였다.
김하성은 2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 피오리아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개막전에 5번타자 2루수로 선발출장, 2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유격수로 2루수로 포지션을 옮긴 김하성은 2회 수비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2사 1루에서 시애틀 마이크 포드의 우중간 2루타 때 빠르게 외야로 뛰어가 컷오프 플레이에 나선 김하성은 중견수 호세 아조카로부터 공을 받은 뒤 홈으로 정확하게 원바운드 송구하며 1루 주자 J.P. 크로포드를 잡아냈다. 실점을 막은 호수비였다.
그러나 타격에선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 2021년 아메리칸리그(AL) 사이영상 출신인 시애틀 좌완 선발 로비 레이 상대로 1사 만루에 들어섰으나 2구 만에 3루 땅볼로 5-4-3 병살을 치고 말았다.
선두타자로 들억선 4회에는 우완 프리랜더 베로아의 4구째 몸쪽 공에 내야 팝플라이가 나왔다. 투수 베로아가 잡으며 맥없이 뜬공 아웃. 이어 5회 수비 때 교체돼 시범경기 첫 날을 가볍게 마무리하는 듯했다.
교체 후 만난 김하성은 “잘 치려고 했는데 안 됐다. 상대 투수 공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아직 첫 경기이기 때문에 (결과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면서도 “훈련해야죠. 못 쳤는데”라고 말한 뒤 추가 타격 훈련을 위해 이동했다.
이날 경기가 열린 샌디에이고 캠프지에는 최원제(34) 개인 타격코치도 왔다.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 출신인 최 코치는 2018년을 끝으로 은퇴한 뒤 미국 LA에서 야구 아카데미를 열어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선수 때부터 ‘재야의 타격 고수’ 덕 래타에게 지도받은 최 코치의 소문을 듣고 김하성이 찾아가 개인 지도를 받았다.
지난해 타격폼 수정으로 반등을 이끌어내면서 두 사람 사이에 두터운 신뢰 관계가 형성됐고, 지난겨울에도 LA에서 함께 시간을 보냈다. 이날 시범경기 첫 날을 맞아 애리조나를 찾은 최 코치도 현장에서 김하성을 경기 전후로 직접 체크했다. 메이저리그는 구단 소속이 아닌 개인 코치도 필드에서 선수와 자유롭게 대화하고 지도하는 것을 허용한다.
최 코치는 “스케줄을 빼고 하성이를 보러 왔다. 내일까지 있을 예정”이라며 “오늘 타격은 좋지 않았다. 연습을 더 많이 해야 할 것 같다. 선수 본인만큼 옆에서 보는 입장에도 신경이 많이 쓰인다. 지난해 시즌 중 타격이 안 맞을 때마다 하성이에게 연락이 왔다. 올해는 최대한 연락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다”는 말로 김하성의 꾸준한 활약을 바랐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