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위원회(KBO)가 과거 기록을 교차 검증해 기록 오류를 정정하면서 ‘타격의 달인’ 고(故) 장효조의 KBO리그 통산 타율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장효조는 30년 넘게 통산 타율(3000타석 기준) 1위 자리를 지켰고, 그 대기록을 지난해 이정후(키움)가 넘어섰다.
KBO는 24일 “1985년에 열린 경기에서 규칙이 잘못 적용돼 기록된 내용이 발견됐다”며 정정 사실을 발표했다.
1985년 7월 31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청보-삼성 경기. 장효조는 6회말 1사 1,2루 상황에서 2루타를 때렸으나 2루주자의 3루 공과에 대해 상대팀이 어필하며 2루주자가 아웃처리됐다.
당시 공식 야구규칙 10.07의 세칙 12항에는, ‘타자가 분명히 안타성 타구를 때렸으나 선행주자가 루를 밞지 않아 어필에 의하여 아웃이 되었을 때, 그 아웃이 포스 아웃일 경우에는 안타로 기록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다.
규칙에 따라 장효조의 2루타는 취소되어야 했으나, 당시 기록지에는 2루타로 기록됐다. 기록 정정으로 인해, 장효조의 통산 타율은 3할3푼1리(3050타수 1009안타)에서 3할3푼(3050타수 1008안타)으로 1리가 깎였다. 또 1985년 장효조의 시즌 타율도 3할7푼3리에서 3할7푼로 정정됐다.
장효조는 1983년부터 1992년까지 10시즌을 뛰며 통산 타율 3할3푼 기록을 남겼다. 고교-대학-실업리그를 거쳐 27세에 프로에 데뷔한 장효조는 27~36세 시즌에 걸쳐 이룩한 대기록이다.
데뷔 첫 해 3할6푼9리의 고타율로 타격왕에 올랐다. 1987년 타율 3할8푼7리는 커리어 하이 기록. 그러나 30대 중반, 은퇴를 앞둔 시점인 1990년 타율 2할7푼5리(324타수 89안타)와 마지막 시즌 1992년 2할6푼5리(204타수 54안타)로 통산 타율이 상당히 하락됐다. 더 젊은 나이에 프로에 데뷔했더라면, 3할3푼 이상의 기록을 남겼을 것이다.
장효조는 통산 타율 1위 기록은 지난해 이정후가 넘어섰다. 이정후는 지난해 4월 19일 SSG전에서 3000타석을 채웠고, 당시 통산 타율이 3할3푼9리였다.
지난해 시즌 타율 3할4푼9리를 기록한 이정후는 통산 타율 3할4푼2리(3146타수 1076안타)까지 끌어올렸다. 2017년 데뷔 첫 해 3할2푼4리를 기록했고, 지난해까지 6년 동안 매년 타율 3할2푼4리 이상을 기록한 결과다. 경이로운 숫자다.
이정후가 통산 타율에서 장효조를 넘어섰지만, 프로 첫 6시즌 기록은 깨지 못했다. 장효조는 1983~1988년까지 프로 첫 6시즌 동안 통산 타율이 3할5푼이었다. 위대한 숫자다. 마지막 4시즌에서 2번이나 3할 타율에 실패하면서 통산 타율이 3할3푼으로 떨어진 것이다.
이정후, 장효조에 이어 통산 타율 3위 자리는 치열하다. 2021시즌까지 3위는 박민우(NC)가 타율 3할2푼6리(3326타수 1085안타)로 이름을 올렸다. 4위는 박건우(NC)가 타율 3할2푼6리(3130타수 1020안타)로 3모 차이로 밀렸다. 5위는 손아섭(NC)이 타율 3할2푼4리(6401타수 2077안타)였다.
그런데 2022시즌이 끝나고 3위는 박건우(.327), 4위는 손아섭(.321), 박민우는 5위 김태균(.320)에 뒤진 6위(.320)로 밀려났다. 지난해 박건우가 3할3푼6리, 손아섭은 2할7푼7리, 박민우는 2할6푼7리로 부진하면서 순위가 뒤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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