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시즌 메이저리그는 몇 가지 중대한 규칙 변경이 시행된다. 수비 시프트 금지, 베이스 크기 확대도 눈에 띄는 변화이지만 경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장 큰 변화는 투수의 투구 시간에 제한을 두는 ‘피치 클락’이다.
투수는 주자가 없을 때 15초, 주자가 있을 때 20초 이내로 투구를 해야 한다. 시간 내에 투수가 공을 던지지 않으면 자동으로 볼이 된다. 투수뿐만 아니라 타자에게도 스피드업이 요구된다. 투구 제한 시간 8초가 남기 전까지 두 발을 타석 안에 두고 타격 준비를 마쳐야 한다. 투수가 투구 준비 동작에 들어가면 주자가 없을 때 7초 이내, 주자가 있을 때 12초 이내로 타격 준비를 끝내야 한다.
타자에겐 타석당 한 번의 타임 아웃이 주어진다. 이를 한 번 사용했거나 쓰지 않고 8초가 남기 전까지 타석에 없으면 자동으로 스트라이크를 당한다.
2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 피오리스타디움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시애틀 매리너스의 2023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개막전부터 피치 클락으로 인한 자동 스트라이크가 나왔다. 샌디에이고 간판 타자 매니 마차도가 주인공이었다.
1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들어선 마차도는 8초가 남기 전에 두 발이 타석에 있었다. 그러나 타격 준비가 완전히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주심 라이언 블랙니 심판이 손목을 가리키며 피치 클락 위반을 선언했고, 마차도는 자동으로 원스트라이크를 먹었다.
역사상 최초로 타석에 늦게 들어가 스트라이크 당한 타자가 된 마차도는 헛웃음을 지었지만 좌전 안타로 만회했다. 이날 2타수 2안타를 치고 경기를 마친 마차도는 “기록책에 들어가게 됐으니 그거 괜찮다. 나쁘지 않다”며 웃은 뒤 “매 경기 2안타씩 칠 수 있다면 원스트라이크로 시작해도 좋다”고 말했다.
이어 마차도는 “심판이 ‘2초 남았다’며 약간의 경고를 했지만 타석에 들어갔을 때 이미 늦었다. 그 시간이 빠르게 지나갔다. 앞으로 익숙해져야 할 부분이다”고 덧붙엿다.
김하성도 이날 마차도가 자동 스트라이크 당하는 모습을 보면서 당황했다. 김하성은 “마차도가 처음에 원스트라이크 먹는 것을 보고 마음이 급해졌다. 투수는 (백네트 쪽에) 피치 클락이 크게 보이지만 타자는 잘 안 보인다. 그래서 더 빨리 타석을 준비해야 할 것 같다. 적응해야 할 부분이다”고 말했다.
피치 클락뿐만 아니라 수비 시프트 금지도 내야수 김하성에게 체감되는 변화. 2루 베이스 기준으로 양쪽으로 내야수가 2명씩 위치해야 한다. 상대적으로 시프트 이동이 짧아지면서 체력적인 부담이 크지 않게 됐다. 아울러 투수 견제 제한은 한 타석당 2번으로 3번 이상 하면 보크로 인정된다. 3번째 견제에서 주자가 아웃되면 보크로 인정되지 않는다. 베이스 크기 확대와 함께 주자에게 유리한 요소. 김하성은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를 하는 데 있어 도움이 될 것 같다”며 “시범경기 동안 새로운 규칙에 신경쓰겠다”고 말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