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오지환(33)은 지난 겨울 구단과 6년 최대 124억 다년 계약을 맺으며 LG 원클럽맨으로 은퇴가 가능하게 됐다. 오지환은 주요 타격 부문에서 LG 통산 기록을 모두 경신하고, 김용수-이병규-박용택을 잇는 영구결번도 꿈꿀 수 있다.
LG의 스프링캠프지인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베이스볼 콤플렉스에서 만난 오지환은 인터뷰에서 “다년 계약을 하기 전부터 목표가 있었다”며 영구결번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이제 15년차다. 한 팀에서 15년 있다보니까 그런 생각을 갖게 되더라. 현실로 다가오려면 내가 어떻게 해야 하나 생각했다. 많은 것들이 있을 것이다”며 “기록으로는 많은 것을 뛰어 넘을 수 있겠더라”고 말했다.
LG 구단 3번째 영구결번 선수인 박용택이 통산 2237경기 2504안타 213홈런 313도루를 기록하며 ‘200홈런-300도루’를 달성했다. LG 통산 기록을 대부분 갖고 있다.
2009년 LG에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오지환은 지난해까지 1624경기 타율 2할6푼5리 1466안타 745타점 146홈런 240도루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타율 2할6푼9리 133안타 87타점 25홈런 20도루로 커리어 하이 수준의 성적을 기록했다.
오지환은 6년 계약으로 박용택의 기록을 모두 넘을 수 있다. 그는 “2500경기 출장까지 가능할 것 같고, (박용택 선배의) 2300경기는 깰 수 있겠더라. 한 시즌 100안타씩만 치면 6시즌이면 2000안타가 넘는다.
박용택 선배 200홈런-300도루 기록도, 내가 140홈런 240도루를 기록 중인데 매년 10개씩 하면 홈런-도루도 다 깨지는 기록이다. 산술적으로 확실한 목표 의식이 있다”고 설명했다.
LG 통산 기록을 경신하고, LG 구단의 4번째 영구결번에 대한 욕심도 드러냈다. 오지환은 “완벽한 영구결번이 되려면 팬분들이 봤을 때도, 남은 것은 우승 타이틀을 갖는 것이다. 최대한 많이 우승해서 부각시켜 주는 것이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오지환은 그동안 배번이 많이 바뀌었다. 그는 “처음에 9번을 달았다가 이병규 선배가 (일본에서) 돌아오셨고, 7번을 달았다가 캐넌히터 번호라고 해서 52번으로 바꿨다. 김기태 감독님이 오셔서 데릭 지터가 돼라고 2번을 주셨다. FA가 되면서 10번을 달았는데, 내가 달고 싶은 번호였다. 이전에는 선배들이 달고 있어서 못 달았다”고 말하며 10번으로 영구결번 목표를 숨기지 않았다.
오지환은 2020시즌을 앞두고 4년 40억원의 FA 계약을 했고, FA 재취득을 1년 앞두고서 6년 다년 계약(124억원)을 했다. 그는 구단에 감사한 마음을 표현했다.
오지환은 “첫 번째 FA 계약을 했을 때 다시 한번 제대로 평가를 받고 싶다는 목표 설정이 돼 있었다, LG에 남고 싶다는 것은 내 생각이고 구단에서 붙잡아줘야 가능하니까. 지난 시즌 끝나고 구단에서 다년 계약 얘기를 해서 너무 감사했다. 계약 규모를 떠나서, 다년 계약 자체가 팀에서 선수를 인정해서 대우를 해주겠다, 붙잡겠다라는 의미이기에 감사했다. 기간, 금액을 떠나서 팀에서 제안 해 준 것 자체가 좋았는데, 6년을 제시해 더 좋았다”고 말했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