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에서 외국인 투수는 팀 전력에 큰 부분을 차지한다. 외국인 투수가 어느 만큼 하느냐에 따라 팀 순위가 달라진다.
삼성은 리그 최정상급 외국인 원투 펀치를 보유한 팀이다.
데이비드 뷰캐넌은 데뷔 첫해인 2020년 15승 고지를 밟으며 삼성 외국인 투수 잔혹사를 끊어냈다. 2021년 16승(5패)을 거두며 개인 한 시즌 최다승 기록을 새롭게 작성했고 에릭 요키시(키움)와 함께 다승 부문 공동 1위에 등극했다.
뷰캐넌은 지난해 26경기에서 11승 8패(평균자책점 3.04)의 성적을 남겼다. 지난해 7월 23일 고척 키움전 도중 김준완의 타구를 맨손으로 잡다가 오른손 엄지를 다치는 바람에 한 달 넘게 자리를 비웠다. 부상만 아니었다면 외국인 최초 100승 투수 니퍼트도 이루지 못했던 3년 연속 15승 달성도 가능했을 터.
지난해 KBO리그에 데뷔한 알버트 수아레즈는 30경기(173⅔이닝)에서 6승 8패에 그쳤으나 평균자책점 2.49로 리그 전체 4위에 올랐고, 19차례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잘 던지고도 타선이 침묵하거나 계투진이 흔들리는 바람에 승리를 놓친 적이 꽤 있었다. 동료들의 도움만 제대로 받았더라면 다승왕에 등극했을지 모른다.
올 시즌에도 삼성과 함께 하는 뷰캐넌과 수아레즈가 구단 최초 외국인 15승 듀오에 도전한다.
KBO리그 역대 외국인 15승 투수 듀오가 나온 건 세 차례뿐이었다. 2016년 두산 더스틴 니퍼트(22승)와 마이클 보우덴(18승)이 리그 최초로 15승 듀오를 이뤘고 2018년 두산 세스 후랭코프(18승)와 조시 린드블럼(15승)이 나란히 15승 고지를 밟았다.
지난해 LG 케이시 켈리와 아담 플럿코는 세 번째 외국인 15승 듀오로 이름을 올렸다. 켈리는 16승으로 개인 한 시즌 최다승이자 시즌 다승 1위에 등극했고 지난해 한국땅을 처음 밟은 플럿코는 15승을 따냈다.
일본 오키나와 캠프에서 만난 뷰캐넌에게 구단 최초 외국인 15승 듀오 등극 가능성을 물어봤다.
그는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본다. 수아레즈가 지난해 수치상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누가 보더라도 정말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줬기에 올 시즌 15승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했다. 뷰캐넌은 이어 "지난해 부상으로 아쉬움을 남겼는데 올해 진짜 잘해서 에이스의 힘을 보여주겠다. 20승 달성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뷰캐넌의 말대로 수아레즈가 15승을 거두고 자신이 목표 승수를 달성한다면 삼성의 5강 진출은 따놓은 당상 아닐까.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