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욱과 이의리의 차이, 서튼 감독 “신체적 미완성”…김진욱 3년차엔 다를까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3.02.23 17: 20

롯데 김진욱(21)과 KIA 이의리(21)는 2021시즌 나란히 데뷔했다. 닮은꼴이 많다. 둘 다 왼손 투수이고, 특급 유망주로 평가받았다.
입단 때는 김진욱이 더 주목받았다. 김진욱은 2차 1라운드(전체 1순위)로 계약금 3억 70000만원, 이의리는 1차 지명으로 3억원으로 받았다. 그러나 데뷔 첫 해부터 이의리가 앞서 나갔다. 이의리는 단 한 번 뿐인 신인상을 수상했다.
2021시즌, 이의리는 곧장 선발 로테이션의 한 자리를 차지해 19경기(94⅔이닝) 4승 5패 평균자책점 3.61로 활약했다. 김진욱은 선발 투수로 4경기 연속 5실점 이상 허용하며 불펜으로 보직이 바뀌었다. 39경기(45⅔이닝) 4승 6패 8홀드 평균자책점 6.31을 기록했다.

롯데 김진욱이 훈련을 하고 있다. 2023.02.04 /ksl0919@osen.co.kr

2022년에는 간격이 더 벌어졌다. 이의리는 붙박이 선발로 29경기(154이닝)에 등판해 10승 10패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했다. 10승과 함께 규정 이닝을 넘겼고, KIA 토종 에이스 양현종의 평균자책점(3.85)과 비슷했다.
김진욱은 후반기 2군에 머무는 시간이 많았고 14경기(46⅔ 이닝)에서 2승 5패 평균자책점 6.36에 그쳤다. 이닝 수에서 첫 해는 2배 차이였으나, 지난해는 3배 차이로 벌어졌다.
앞으로 10년, 15년 선수 생활을 바라보면 당장 2년은 짧은 시간일 수도 있다. 차근차근 성장해서 따라잡거나 추월할 수도 있고, 지금의 간격이 앞으로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
KIA 이의리가 WBC 공인구로 불펜 피칭을 하고 있다. 2023.02.15 /jpnews@osen.co.kr
지난해 9월 무렵이었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에게 이의리와 대조적으로 2년차까지 프로 적응기를 보내고 있는 김진욱에 대해 질문했다. 김진욱이 잠재력을 터뜨리지 못하고, 잘 던지는 경기와 부진한 경기의 기복이 심하고 2년째 업다운을 겪는 이유를 물었다. (물론 특급 신인이라도 2년으로는 시간이 부족할 수도 있다)
당시 서튼 감독은 “김진욱은 생각이 어린 선수답지 않게 성숙한 선수다. 자신이 등판할 때마다 최고 선수와 싸워서 이기고 싶어하는 선수”라고 정신력을 칭찬했다.
이어 “멘탈은 강한데, 신체적으로 완성되지 않은 선수다. 문제점 중 하나는 일정하지 않은 딜리버리다. 꾸준한 일관성이 원하는 대로 되지 않으면 경기력이 나오지 않는다. 몇몇 어린 선수들이 겪는 것 중 하나다. 멘탈이 강하고 열정이 넘치는 선수가 자신의 몸을 컨트롤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의욕은 넘치는데 아직 신체적으로 투수로 완성되지 않았다는 의미일까. 딜리버리가 일정하지 않으면, 밸런스가 무너지고 제구가 흔들리기 마련이다. 좋은 공을 던지기 어렵다.
롯데 김진욱이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있다. 2023.02.03 /ksl0919@osen.co.kr
김진욱에게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했다. 서튼 감독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자신의 페이스를 다운 시키는 것을 배우는 시간이 필요하다. 꾸준하게 실행할 줄 알아야 한다. 신체와 메카닉을 수정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김진욱은 지난 겨울 질롱코리아 소속으로 호주프로야구에서 경험을 쌓았다. 4경기에서 3패 평균자책점 7.31을 기록했다. 2이닝 8실점, 5이닝 3실점, 5이닝 무실점, 4이닝 3실점.
이어 스프링캠프에서 남다른 각오로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김진욱은 지난 22일 일본 이시가키섬의 이시가키 시영구장에서 열린 지바 롯데 2군과 교류전에서 1이닝 1탈삼진 무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3km까지 나왔다.
김진욱은 “최대한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지려 했고 불펜에서 공이 괜찮아서 그 리듬 그대로 마운드에서 유지하려 노력했다. 첫 실전 치고 컨디션이 좋았고 시즌에 맞춰 준비 잘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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