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히려 저에게 기폭제가 될 수 있다고 봐요.”
키움 히어로즈는 올 시즌 외국인 타자로 에디슨 러셀을 재영입했다. 2020년 시즌 도중 교체 외인으로 키움 유니폼을 입었던 러셀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으로 재계약에 실패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분패한 키움은 내야 수비 안정을 위해 월드시리즈 우승 유격수인 러셀을 다시 선택했다.
지난해 키움에서 유격수로 가장 많이 뛴 선수는 김휘집(21)이다. 2년차에 유격수로 105경기 798이닝을 소화했다. 유격수 러셀 영입으로 가장 입지가 좁아질 처지다. 그러나 김휘집은 “당장 눈 앞에만 보면 저에게 마이너스가 될 수 있겠죠. 하지만 저의 발전에 큰 기폭제가 될 수 있다고 봐요”라고 의연하게 말했다.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김휘집은 “미국에 온 것은 처음이다. 날씨가 너무 좋아서 야구하기 좋고, 시설도 너무 좋다. 야구장도 많고 꿈이라고 생각하던 미국에서 야구를 하는 것이 너무 좋다”고 웃으며 말했다.
김휘집은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3개의 실책을 기록했다. 트라우마로 남을까 우려됐지만, 좋은 멘탈을 보여줬다.
김휘집은 “털어냈다기 보다는 과거에 머물러 있을 수만은 없으니 한 구석에 놔두고 있어요. 플레이오프까지는 너무 좋았고, (한국시리즈) 아쉽기는 하지만, 과거에 머물러 있으면 할 것도 못할 거 같아요. 비시즌에 처음 운동 시작할 때는 조금 힘들었어요. 펑고를 받는데 조금 어색했는데 조금은 남아 있었던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실책을 3개 기록했으나 실점으로 이어진 것은 한 번이었다. 김휘집은 “3차전이 아쉬웠죠. (실책을 한) 1차전은 팀이 이겼고, 6차전에서 실책 하고도 점수는 안 들어왔으니까. 3차전이 컸는데…. 거기까지만 생각할래요”라고 말했다.
지난해 키움에서 뛴 외국인 타자 야시엘 푸이그는 개인사로 재계약이 무산됐고, 러셀이 영입됐다. ‘러셀이 와서 본인에게 마이너스가 될 것 같다’는 말에 김휘집은 “눈 앞에만 보면 그렇게 생각할 수 있어요. 그런데 작년에 제가 유격수를 했다고 해서 올해도 무조건 내 자리가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러셀이 와서 제가 앞으로 발전하는데 뭐랄까 큰 기폭제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많이 배우려고 해요. 러셀 뿐만 아니라 형들이 많아서 좋은 점을 배우고 있어요”라고 해맑게 웃으며 말했다.
긍정적인 마인드가 인상적이었다. 김휘집은 “처음 러셀이 온다고 들었을 때 메이저리거와 같이 뛸 수 있구나 기대됐어요. 지난해도 푸이그와 함께 뛰었는데 푸이그는 외야수여서. 러셀이 성실하고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많은 점을 배울 수 있겠다 생각했죠. 월드시리즈 우승 유격수와 같은 팀에서 뛰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오히려 감사하고 영광스러운 일인 것 같아요”라고 언급했다.
내야 수비 훈련 때 러셀 옆에서 함께 하고 있다. 김휘집은 러셀의 플레이를 유심히 지켜본다. 그는 “아직은 펑고만 받아서, 경기 때 어떻게 플레이 하는지 보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연습 때는 경기 때와 다르게 본인이 해보고 싶고, 발전하기 위해서 시도해보는 것도 있을 수 있잖아요. TV로만 봤는데 바로 옆에서 같이 뛰는 것이 좀 신기해요”라고 웃었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