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한국계 선수가 미래에 태극마크를 다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
미국 ‘ESPN’은 23일(이하 한국시간), ‘우완 투수 노아 송(26)이 현역으로 복무한 뒤 예비군으로 전환되어 필라델피아 필리스 스프링캠프에 합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5살 때 미국으로 이주한 한국인 아버지와 미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한국계 투수인 노아 송은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해군사관학교 생도로 대학 무대를 평정했다. 4년 간 58경기(54선발) 334⅓이닝 32승13패 평균자책점 2.37 428탈삼진 WHIP 1.04의 뛰어난 성적을 남겼다.
193cm 90kg의 체격조건에 패스트볼 최고구속 159km까지 뿌릴 수 있는 송의 잠재력은 드래프트 2라운드급으로 평가 받았다. 하지만 사관학교 생도라는 신분의 제약과 군 복무라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지난 2019년 드래프트에서 보스턴 레드삭스에 4라운드로 지명을 받았다. 해군사관학교 출신 역대 3번째 드래프트 지명 선수였다.
이후 하위 싱글A에서 7경기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1.06(17이닝 2자책점) 19탈삼진의 기록을 남겼고 2019 WBSC 프리미어12에서는 미국 대표팀으로 나서기도 했다. 대회 성적은 5⅓이닝 1피안타 2볼넷 6탈삼진 무실점.
그런데 송의 메이저리그 도전은 쉼표가 찍혔다. 미국 국방부가 송의 복무연기신청을 기각하면서 2020년 해군비행학교에 입소했다. 결국 송은 18개월의 비행학교 교육을 받았다.
하지만 18개월 간 훈련을 받고 비행학교룰 수료한 뒤 장교로서 복무를 포기했고 해군도 송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송은 메이저리그 도전을 이어가게 된다. 다만, 완전한 전역자 신분은 아니다. 예비역으로 복무를 이어가야 한다. ‘ESPN’은 ‘한 달에 한 번, 1년에 2주 간 주말에 복무를 하게 되면 야구선수 커리어를 다시 이어갈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보스턴에 지명을 받았던 송은 지난해 열린 룰5 드래프트에서 필라델피아의 지명을 받았다. 다만, 필라델피아는 송을 올해 26인 로스터에 남겨둬야 한다. 만약 스프링캠프에서 송이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면 트레이드 시키거나 웨이버를 해야 한다. 웨이버에서 나머지 구단들이 모두 클레임을 걸지 않을 경우 원 소속구단인 보스턴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
약 3년여 간 실전 공백이 있었기에 송의 미래를 장담할 수는 없다. 그러나 갖고 있는 잠재력 자체가 워낙 뛰어나다. 이전의 모습만 보여준다고 하더라도 메이저리그에 연착륙할 수 있다. 메이저리그를 누비는 또 다른 한국계 선수를 볼 수 있을 전망.
올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국가대표가 된 토미 에드먼(세인트루이스)는 한국계 어머니를 두고 있다. 미들네임은 ‘현수’로 한국계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있다. 이 외에도 데인 더닝(텍사스), 미치 화이트(토론토), 롭 레프스나이더(보스턴)등이 한국계 선수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노아 송 역시 이름을 올릴 수 있다.
만약 송이 기량을 회복하고 잠재력을 터뜨려 메이저리그에 연착륙한다면 차기 WBC 대회에서는 한국계 선수로서 나서는 장면도 그려볼 수 있다. 노아 송에게 ‘제2의 에드먼’을 기대할 수 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