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외인타자가 될 것이다".
한화이글스와 네덜란드 WBC 대표팀의 애리조나 연습경기에 반가운 얼굴이 등장했다. 2017년부터 2년동안 KIA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었던 로저 버나디나(38)가 네덜란드 대표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섰다. 경기후 한국 취재진과 반갑게 인터뷰를 갖고 KIA 우승과 소크라테스의 활약을 응원했다.
버나디나는 2017년 입단해 통합우승의 일등공신으로 활약했다. 개막 초반 부진했으나 곧바로 적응해 화끈한 타격으로 퇴출설을 잠재웠다. 타율 3할2푼 27홈런 111타점 118득점 32도루를 기록했다. 중견수 수비까지 공수주를 갖춘 KIA 역대 최고의 외인타자였다.
특히 한국시리즈에서 펄펄 날았다. 타율 5할2푼6리(19타수 10안타) 1홈런 7타점의 맹위를 떨쳤다. 2차전 1-0 완봉과 5차전 세이브를 따낸 양현종이 MVP를 차지했지만 버나디나도 버금가는 활약이었다. 2018년까지 뛰고 퇴단했다. 2017시즌의 강렬한 활약은 여전히 타이거즈 팬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후에 입단한 외인타자들은 비교를 당할 수 밖에 없다.
KIA는 버나디나급 외인타자를 얻지 못했다. 2022시즌 소크라테스 브리토를 영입하면서 제2의 버나디나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했다. 버나디나처럼 타격, 수비, 주루 삼박자를 갖췄다. 4월은 2할2푼7리에 그쳤으나 5월 4할1푼5리 5홈런 28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중심타자로 활약했다. 5월에도 3할4푼4리의 꾸준한 타격으로 타선을 이끌었다. 버나디나의 재림이었다. 나성범, 황대인과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며 리그 최강의 타선을 구축했다.
그러나 7월초 SSG 에이스 김광현의 투구에 얼굴을 맞는 불상사를 당해 한 달동안 자리를 비웠다. 이창진의 활약으로 외야 공백을 메웠으나 소크라테스에게는 치명적인 부상이었다. 8월 복귀 이후 예전의 힘을 보여주지 못했다. 전반기는 3할3푼2리의 타율이었으나 후반기는 2할8푼1리에 그쳤다. 상대를 압박하는 위압감이 줄었다.
시즌 타율 3할1푼1리 17홈런 77타점 83득점 12도루를 기록했다. 구단은 20만 달러를 인상해 총액 110만 달러에 재계약했다. 김종국 감독은 작년 성적을 훨씬 뛰어넘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년간 경험을 통해 KBO 투수들의 특성을 모두 파악했으니 풀타임으로 활약하면 홈런, 타점 모두 증가할 수 있다. 17홈런을 날린 박동원의 이적으로 생긴 장타 공백을 메워야 하는 과제를 풀어주기를 주문하고 있다.
결국은 2017시즌 버나디나급 성적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버나디나는 “지난해 소크라테스가 좋은 활약을 했다. 올 시즌에도 KIA를 이끌어가는 최고의 외국인 타자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이어 “KIA는 좋은 전력을 갖췄다. 2017년 이후 다시 한 번 우승하는 해가 됐으면 좋겠다. KIA에 행운을 빈다”고 우승을 응원했다. 이제 소크라테스가 그 키를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