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대박을 터뜨린 뒤 잦은 부상으로 추락한 앤서니 렌던(33·LA 에인절스)이 새 시즌에는 부활을 노리고 있다. 지난 2년간 비난에 시달리면서 마음의 상처를 입은 그에겐 부활이 절실하다.
지난 22일(이하 한국시간) ‘디에슬레틱’을 비롯해 미국 언론에 따르면 렌던은 미국 애리조나주 탬피 캠프지에서 “지난 2년간 형편없었다. 신체적으로도 그렇고 정신적으로도 지쳤다. 하나도 재미없었다. 그럴 때 상황은 더 나빠진다”며 “다시는 수술을 받지 않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난 소셜 미디어를 하지 않지만 친구와 가족들이 한다. 그들을 통해 이런저런 말을 듣는데 때때로 화날 때가 있지만 그 이상으로 생각하진 않으려 한다”며 자신을 향한 비난 여론도 잘 알고 있다고 인정했다.
오는 2026년까지 에인절스와 계약돼 있는 렌던은 “앞으로 4년간 야구를 해야 하지만 자식들과 함께하기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야구가 잘되지 않더라도 아이들이 10살, 12살, 15살 때 놀아주고 싶다. 내가 50살이 돼 침대에서 일어났을 때는 그렇게 할 수가 없다”며 야구보다 가족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렌던은 지난 2019년 12월 에인절스와 7년 2억4500만 달러 FA 계약으로 3루수 역대 최고 대우를 받았다. 그러나 최근 2년간 햄스트링, 사타구니, 무릎, 고관절, 손목을 연이어 다치며 각각 58경기, 47경기로 총 105경기 출장에 그쳤다. 이 기간 총 219경기 결장. 8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실패한 에인절스의 성적 부진이 더해져 실망한 팬들의 비난 화살이 FA 먹튀가 된 렌던에게 향하고 있다.
고액 연봉 선수라면 비난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지만 렌던은 상처받은 기색이 역력하다. 누구나 감정은 표현할 수 있지만 앞으로 4년간 1억5000만 달러 계약이 남아있는 선수로는 적절하지 못한 발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실력으로 이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야 한다. 필 네빈 에인절스 감독은 “렌던이 지난겨울을 어떻게 보냈는지 안다. 그의 마음이 어디에 있는지도 알고 있다. 정말 좋은 상태에 있다”며 “그는 사람들의 비난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하지 않아도 된다 그럴 필요없다. 단지 그는 이기고 싶어할 뿐이다”고 강조했다.
렌던은 지난 2011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6순위로 워싱턴 내셔널스에 지명된 특급 유망주였다. 2013년 데뷔 후 2019년까지 워싱턴 주전 3루수로 7년간 916경기 타율 2할9푼 136홈런 546타점 OPS .859를 기록했다. 2019년 워싱턴의 창단 첫 월드시리즈 우승에도 기여했다.
화려하지 않지만 누구보다 꾸준한 3루수로 인정받은 렌던은 에인절스와 7년 2억4500만 달러 FA 대박을 맺었다. 마이크 트라웃, 오타니 쇼헤이를 보유한 에인절스의 ‘빅3’ 멤버로 큰 기대를 모았고, 2020년 코로나19 단축 시즌 첫 해에는 52경기 타율 2할8푼6리 9홈런 31타점 OPS .915로 활약했다. 그러나 최근 2년 연속 거듭된 부상에 시달리며 FA 먹튀로 전락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