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일 모른다. 언제 어떻게 될지 말이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서 활약 중인 우완 메릴 켈리(35)도 그렇다.
2015년부터 4년간 SK에서 뛰었던 그는 통산 119경기에서 48승 32패 평균자책점 3.86으로 뚜렷한 성과를 남겼고 그토록 바라던 빅리그 마운드에 서는 기회를 얻게 됐다.
켈리는 2019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32경기에 등판해 13승 14패(평균자책점 4.42)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지난해 33차례 마운드에 올라 개인 한 시즌 최다승 타이(13승)는 물론 177탈삼진으로 한 시즌 최다 기록을 새롭게 작성했다.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남긴 켈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미국 대표팀에 승선하는 영광을 누렸다. KBO리그에 진출하기 전까지 마이너리그를 전전했던 켈리는 메이저리그의 정상급 선발로 신분 상승하며 'KBO리그 역수출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22일(이하 한국시간) 켈리의 성공 스토리를 소개했다.
이 매체는 "4년 전 켈리는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에 참가했다. 4년간 KBO리그에서 뛰었던 그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캠프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면서 "켈리는 오는 23일 마운드에 올라 미국 애리조나에 캠프를 차린 한국 팀(키움 히어로즈)을 상대로 1이닝을 던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 "4년 전 애리조나 선발진에 진입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켈리는 소속 구단의 2선발이자 미국 대표팀에 승선하는 등 신분 상승했다"고 덧붙였다.
그만큼 연봉도 수직 상승했다. 2018년 애리조나와 2+2년 최대 1500만 달러에 계약해 4년을 완벽하게 소화했고 지난해 2년 1800만 달러의 조건에 연장 계약을 맺었다. 6년 3300만 달러(약 430억원) 계약.
켈리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그는 "제가 KBO리그에 진출한 건 8년 전인 2015년이었다. 정말 오래 됐다. 만약 당신이 2015년이나 2016년 혹은 2017년에 '켈리가 WBC 미국 대표팀에서 뛸 수 있겠냐'고 묻는다면 아마도 '미쳤다'고 했을 거다. 35살에 빅리그 5년 차가 됐는데 미국 대표팀에 발탁되는 건 정말 특별한 일"이라고 말했다. 모든 게 믿어지지 않는다는 의미였다.
마이크 헤이즌 단장은 "켈리는 갈수록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자기 관리를 잘 하고 클럽 하우스에서 모범적인 리더"라고 평가했다. 켈리는 "과거 WBC 하이라이트를 보면서 얼마나 짜릿했는지 잘 알고 있다. 정말 재미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