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의 스프링캠프가 차려진 일본 오키나와에서 반가운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해외파 출신 장필준(35·투수)과 김동엽(33·외야수)가 연습 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며 올 시즌 반등을 예고했다. 최근 몇 년간 기대보다 아쉬움이 컸던 이들이 반등한다면 팀 전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5선발 경쟁에 뛰어든 장필준은 두 차례 마운드에 올라 호투를 뽐냈다. 첫 등판이었던 지난 12일 차탄구장에서 열린 주니치 드래건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2이닝 1피안타 2볼넷 1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그는 첫 등판을 마친 뒤 "캠프 첫 등판이라 비시즌 동안 준비했던 부분을 더 다듬는데 초점을 맞췄다. 캠프 동안 준비 잘하겠다"고 말했다.
장필준은 19일 일본 오키나와 기노자 구장에서 열린 한신 타이거스와의 대결에서 무실점 쾌투를 뽐냈다. 2이닝 동안 볼넷 1개만 내주고 삼진 1개를 곁들였다.
2017년 마무리 투수로 활약하며 21세이브를 거둔 장필준은 2018년과 2019년 2년 연속 두 자릿수 홀드를 기록하는 등 필승조의 한 축을 맡았다. 하지만 2020년 3패 4홀드, 2021년 2홀드, 지난해 3패에 그치며 최근 몇 년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동안 부상에 시달리며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으나 겨우내 착실히 몸을 만들었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는 걸 잘 알고 있기에 비장한 각오로 캠프를 소화하고 있다.
팀내 최고의 장타 생산 능력을 갖춘 김동엽도 두 차례 홈런을 터뜨렸다. 1군 캠프가 아닌 퓨처스 캠프에서 올 시즌 준비에 나섰던 김동엽은 16일 일본 오키나와 구니가미 카이긴 구장에서 벌어진 니혼햄 파이터스 2군과의 경기에서 6점 차 뒤진 7회 좌월 2점 홈런을 터뜨리며 슬러거 DNA를 발휘했다.
1군 캠프에 합류한 김동엽은 21일 아카마 볼파크에서 열린 자체 평가전에서 호쾌한 타격쇼를 펼쳤다. 백팀의 6번 지명타자로 나선 김동엽은 1회 첫 타석에 들어섰으나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4회 2사 1루서 좌측 담장을 넘기는 투런 아치를 터뜨린 데 이어 6회 2타점 2루타를 작렬했다. 3타수 2안타 4타점 2득점.
김동엽은 2020년 개인 통산 세 번째 20홈런 고지를 밟은 뒤 2021년 4홈런에 이어 지난해 2홈런으로 하향세를 그렸다. 예년보다 입지가 좁아졌다고 하지만 자신의 강점을 제대로 발휘한다면 얼마든지 반등은 가능하다.
삼성이 김동엽에게 바라는 건 분명하다. 화끈한 방망이 하나다. 박한이 타격 코치는 "김동엽의 경우 충분히 잘할 수 있는데 생각이 너무 많다. 생각을 좀 비웠으면 좋겠다. 수정할 부분은 수정하고 생각을 좀 비우는 방향으로 해볼 생각"이라고 했다.
해외파 출신 장필준과 김동엽이 부진을 딛고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까. 오키나와 캠프에서 보여주는 모습이라면 꿈이 아닌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