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투수 이정용(27)은 군 입대를 연기했다. 지난 겨울 상무야구단에 합격할 가능성이 높았으나 최종 발표에 앞서 지원을 취소했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당면 목표로 내건 LG는 염경엽 감독을 영입했고, 우승을 위한 최상의 전력을 꾸리기 위해 이청용의 군 입대를 미뤘다.
미국 애리조나 캠프에서 만난 이정용은 “그 짧은 시간에 많은 생각을 했고, 결정했을 때는 오히려 간단했다. 그냥 하면 되니까. 내가 하고 싶었던 야구니까. ‘1년 더 하면 좋지’라고 긍정적으로 더 생각하고 더 열심히 하기 위한 나만의 동기 부여로 생각했다. ‘이렇게 됐으니 더 잘하자’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군대 부담에 대해 솔직한 마음도 드러냈다. 그는 “상무야구단에 갈 뻔 했던 것은 더 이상 생각하고 싶지 않고, 미련 가져서도 안 된다. 갔으면 서운하고, 가 있는 동안 외로움도 느꼈을 것이다. 안 가고 팀에서 좋은 선수들하고 추억 만들며 1년 더 뛰는 것도 좋다”고 언급했다.
대졸로 프로에 데뷔했기에 몇 시즌 뛰지 않았지만 나이가 괘 된다. 이정용은 “(고졸과는) 완전 다르죠. 대졸인 선수가 좀 특이 케이스이지 않나. 고졸은 2년 육성하고 군대 갔다가 와도 대졸 나이 밖에 안 된다”며 “군대를 갔다 온 사람들은 (1년 반) '아무것도 아니야' 이렇게 얘기를 하는데. 안 갔다 온 사람은 엄청 쫓긴다. 나도 그렇다. 작년에 좀 그런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라고 속마음을 드러냈다.
이어 “군대는 당연하게 가야 되지만, 뭔가 더 야구를 하고 싶은데 멈추기 싫은 그런 마음이 있지 않나. 내가 좋아하는 야구를 하면서, 팬들이 와서 응원해주고, 선수로서 기분도 좋고 재미있는데…”라고 복잡한 속내를 말했다.
올해도 그런 부담을 안고 뛰어야 한다. 이정용은 “작년에 한 번 너무 힘들어 봐서, 내성이 좀 생겼을 거라 생각한다. 올해는 잘 지나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덜 힘들 거 같다. 한 번 경험을 했으니까”라고 각오를 보였다.
지난 겨울 비시즌 개인 훈련을 누구보다 열심히 했고, 살이 잘 안 찌는 체질임에도 힘든 벌크업으로 체중도 4~5kg 불렸다.
이정용은 “이 시기에 인터뷰하면 항상 하는 말인데 작년보다 더 발전된 선수, 한 단계 더 올라가는 선수가 되려고 준비했고, 야구하면서 언젠가 나도 타이틀을 한 번 따보고 싶어요. 부럽더라구요. 정장 입고 시상식 가는 것이, 다들 욕심 있을 거라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타이틀은 LG 내부 경쟁이 치열하다. 지난해 홀드왕(정우영), 세이브왕(고우석)이 팀 동료였다. 이정용은 “그 친구들도 열심히 할테고, 나도 열심히 하면, 팀이 1명, 2명, 3명이 되고, 열심히 하는 선수가 많아지면 강팀이 되지 않을까요. 내가 올해 꼭 타이틀을 따야지 이런 것보다 따기 위해서 노력하자. 드림을 갖고 하는 거죠”라고 의연하게 말했다.
이번 시즌 중에 아시안게임도 있다. 이정용은 만24세 이상이라 대표팀에 뽑히려면 와일드카드 기회를 노려야 한다. 그는 “와일드카드 생각도 해 본다. 선수로서 국가대표라는 꿈이 있고, 그러려고 1년 남은 것도 있다. 되든 안 되든 올해(비시즌)는 더 성실하게 운동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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