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서 스프링캠프를 치르고 있는 키움 외국인 선수 3인방 에릭 요키시, 아리엘 후라도, 에디슨 러셀은 지난 19일(이하 한국시간) 팀 훈련을 마친 뒤 가족들과 동반으로 저녁 식사 자리에 초대받았다. 주최자는 홍원기 키움 감독이었다.
홍원기 감독은 새 시즌을 앞두고 외국인 선수들의 생각이나 고충을 듣고 격려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캠프지에 함께 있는 선수 가족까지 저녁 식사 자리에 초대해 평소 하지 못한 이야기들을 허심탄회하게 나눴다. 감독의 갑작스런 초대에 놀란 외국인 선수들도 마음을 터놓고 말하며 홍 감독과 서로를 더 알아가는 시간을 보냈다.
올해로 키움에서 5년차가 된 베테랑 요키시는 “감독님이 외국인 선수들을 위한 자리를 따로 마련해줘 특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을 떠났다 돌아온 러셀이나 새로 온 후라도에겐 마치 집에 온 것 같은 따뜻함이 느껴졌을 것이다. 뜻깊은 자리였다”고 말했다.
후라도도 “감독님이 저녁 식사 자리에서 좋은 격려의 말을 많이 해줘 힘이 됐다. 감독님의 승리에 대한 열의, 우승을 향한 불타는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나 역시 팀을 위해 내가 가진 100% 힘을 보여주겠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키움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까지 해외에서 스프링캠프르 치를 때마다 격려 차원에서 감독과 외국인 선수들만의 자리를 마련해왔다. 올해 3년 만에 해외 스프링캠프가 열리면서 키움의 전통이 부활했다. 홍 감독 부임 이후로는 처음이었다.
홍 감독은 “시즌이 시작되면 이것저것 바쁘기 때문에 이런 시간을 갖기가 어렵다. 주로 선수들의 얘기를 들으면서 가족들과 생활하는 데 있어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들었다. 가족들도 같이 있어 더 의미가 있었다”며 “한국만의 정을 느낄 수 있는 문화를 알려주고 싶었다. 서로 조금 더 마음의 문을 열고 다가가면 팀워크나 케미스트리 모두 잘 맞아나갈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 자리를 통해 평소 몰랐던 것도 알았다. 홍 감독은 “후라도와 많은 대화를 나눴다.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고, 내성적인 성격이라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 보였다. 그래서 취미가 뭔지 물어봤는데 말을 타며 로프로 송아지를 잡는 자신의 영상을 보여줘 깜짝 놀랐다”며 웃은 뒤 “야구 외적인 이야기들을 나누면서 서로를 알아가고 마음을 열면 팀 적응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고 기대했다.
코치 시절부터 홍 감독을 지켜본 요키시는 “처음 한국에 왔을 때부터 감독님과 많은 대화로 소통을 했다. 감독이 된 지금은 예전만큼 그렇게 자주 대화하진 않지만 그게 감독의 역할이고, 지금도 계속해서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우리 팀을 성공적으로 잘 이끌어주고 있어 항상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