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있는 첫 안타와 첫 홈런이었다.
김종국 KIA타이거즈 감독은 지난 20일 애리노나 캠프에서 열린 WBC대표팀과의 연습경기에 김도영(20), 김석환(23), 변우혁(22)을 나란히 선발명단에 넣었다. 대외 첫 연습경기에 유망주 트리오를 내세워 주전력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각각 공격첨병, 좌타거포, 우타거포로 기대를 한 몸에 받는 이들이다.
트레이드로 영입한 변우혁이 화끈한 응답을 했다. 3루수 겸 5번타자로 나서 첫 타석 유격수 땅볼에 이어 삼진-삼진을 당하더니 네 번째 타석에서 이의리를 상대로 큼지막한 좌월 솔로포를 터트렸다. 트레이드의 테마를 알린 힘찬 스윙이었다. 마지막 타석은 3루 땅볼에 그쳐 5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을 올렸다.
리드오프 겸 유격수로 나선 김도영은 5타석 4타수 1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첫 타석에서 구창모를 상대로 유격수 강습안타를 생산했다. 유격수가 글러브를 내밀었지만 놓쳤다. 2023년 첫 실전 첫 타석에서 기분좋은 안타였다. 2번 김호령의 2루타때 홈을 밟았다. KIA가 원하는 득점방정식이었다. 이후 중견수 뜬공, 우익수 뜬공, 삼진에 이어 마지막 타석은 볼넷을 골랐다.
5번 우익수로 출전한 김석환은 안타가 없었다. 1회 1사2루에서 유격수 땅볼에 그쳤고, 2루 땅볼에 이어 볼넷을 골라냈다. 다음타석에서 안타를 노렸으나 2루땅볼, 3루수 뜬공, 삼진으로 물러났다. 6타석 5타석 무안타 1볼넷이었다. 맞은 타구가 모두 내야를 벗어나지 못했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었다.
올해 KIA 타선의 과제는 유망주 트리오의 도약이다. 세대교체는 물론 당장 팀 성적과 맞물려있다. 주전포수 박동원이 FA로 이적했다. 안방 수비 뿐만 아니라 공격력에서도 분명한 마이너스 요인이다. 박동원은 KIA에서 17홈런과 53타점을 올렸다. 삼진이 많더라도 하위타선에서 한 방씩 터트리는 위협적인 타자였다. 젊은 유망주들의 도약으로 메워야 하는 공백이기도 하다.
김도영은 작년 천재루키에서 백업으로 밀렸지만 풀타임으로 한 시즌을 보냈다. 타격기술을 비롯해 타석에서의 대응력, 컨디션 관리 등 값진 경험을 쌓았다. 50도루가 가능한 주루능력과 안정된 수비력을 갖춘 만큼 타격이 좋아진다면 폭발적인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받는다.
변우혁은 장타생산력을 주목받고 있다. 한화에서 1군 경험은 50경기에 불과하지만 화끈한 파워는 이미 증명했다. KIA 유니폼을 입고 첫 실전에서 트레이드의 성공을 알리는 장타를 터트린 것이 반가울 수 밖에 없다. 김석환은 작년 제2의 이승엽으로 눈길을 끌었으나 제몫을 못했다. 올해는 최형우와 나성범의 뒤를 잇는 좌타 거포의 잠재력을 터트릴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특히 첫 실전에서 의미있는 타격으로 치열한 주전경쟁을 예고했다. 김도영은 3루와 유격수, 변우혁은 3루와 1루, 지명타자 후보이다. 김석환은 좌익수와 1루수, 지명타자 후보군에 있다. 류지혁 박찬호 황대인 등 기존 주전들이 편안하게 자리를 지킬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시켰다. 시범경기까지 앞으로 한 달 동안 실전로드가 이어진다. 유망주들이 주전을 향햔 힘찬 날갯짓을 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