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의 주전 유격수가 3년 연속으로 바뀌었다. 2021년 코리 시거, 2022년 트레이 터너에 이어 올해는 개빈 럭스(26)가 새로운 주전 유격수로 낙점됐다. 다저스의 트레이드 불가 자원이 드디어 유격수로 꿈을 이룰 시간이 왔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지난 20일(이하 한국시간) 마침내 유격수로 기회를 잡은 럭스 소식을 다뤘다. 럭스는 지난해 다저스 주전 2루수로 129경기를 뛰며 타율 2할7푼6리 116안타 6홈런 42타점 OPS .745로 가능성을 보였다.
지난 2016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0순위로 다저스에 지명된 특급 유망주 출신 럭스는 마이너리그에서 유격수로 육성됐다. 여러 팀에서 탐낸 유망주이지만 다저스의 트레이드 불가 자원으로 어느 팀에도 보내지 않았다.
그러나 2019년 메이저리그 콜업 후 럭스는 주 포지션 유격수보다 2루수로 출장 비율이 높았다. 시거에 이어 2021년 여름 트레이드로 합류한 트레이 터너까지 팀 내에 올스타 유격수가 둘이나 있었던 탓이다.
시거가 2021년 시즌 후 텍사스 레인저스로 FA 이적했지만 터너가 2루에서 유격수로 옮기면서 럭스는 2루를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해 2루수(102경기) 다음으로 좌익수(28경기)로 많이 출장했다. 유격수로는 9경기, 그것도 전부 교체로 수비한 게 전부였다. 2루에서 수비 불안을 드러내며 ‘돌글러브’ 이미지까지 씌워졌다.
하지만 지난해 시즌 후 터너가 필라델피아 필리스로 FA 이적하면서 드디어 럭스에게 풀타임 유격수 기회가 왔다. 다저스는 터너가 떠난 뒤 마이애미 말린스의 수비형 유격수 미겔 로하스를 트레이드로 영입했지만 럭스를 이미 주전 유격수로 낙점한 뒤였다. 로하스는 내야 유틸리티로 기용된다.
럭스는 “시거와 터너는 야구계 최고의 유격수들이다. 두 선수를 보면서 많이 배웠다. 두 선수와 같이 플레이하는 것도 좋았지만 내가 어릴 때부터 뛰었던 자리로 돌아가게 돼 좋다. 다시 유격수를 맡게 돼 흥분된다”고 말했다.
지난 2년간 2루수로 뛰면서도 매 경기 전 수비 훈련 때 유격수 자리에서 공을 받으며 준비를 했다. ‘유격수 럭스’에 대한 외부의 불안한 평가, 시선도 인지하고 있는 그는 “유격수에서 2루수로 이동하는 게 내게 있어 훨씬 큰 조정이었다. 어릴 때부터 유격수로 성장했기 때문에 그 자리로 돌아가는 게 정말 편안하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번 오프시즌에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 있는 야구 아카데미 드라이브 라인을 찾아 신체 테스트를 받은 럭스는 더 강한 힘을 키우기 위해 하루에 4500칼로리를 섭취하며 몸을 키웠다. 지난해보다 약 15파운드(6.8kg)를 증량, 더 강한 힘으로 거포 유격수 변신을 꿈꾸고 있다. MVP 출신 다저스 1루수 프레드 프리먼도 “올해 럭스가 크게 도약할 것이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