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의 이형종은 지난해 1군에서 26경기에 출장했다. 올해 출장 경기 수는 앞자리 단위가 달라질 수 있다. 부상 등 변수만 없다면 126경기도 가능할 전망이다.
2008년 1차지명으로 LG에 입단한 이형종은 파란만장한 선수 생활을 보냈고, 지난 겨울 퓨처스리그 FA 자격을 얻어 키움으로 이적했다. 다년 계약으로 4년 총액 20억원의 계약에 성공했다. 투수로 입단해 임의탈퇴, 복귀, 타자 전향, 퓨처스 FA 등 많은 이야기거리를 남기고 LG를 떠났다.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솔트리버 필드에서 열리고 있는 키움의 스프링캠프지. 캠프에서 만난 이형종은 취재진을 보자마자 “유니폼 잘 어울리나요”라고 물었다. 헤어스타일도 꽁지머리를 다시 기른 스타일. 그는 “단장님도 멋있다고 말씀해주시고, 젊은 선수들이 많아서 자유로운 팀 분위기인 것 같다”고 새 팀의 적응에 대해 말했다.
키움은 외야 뎁스가 약해 이형종 영입에 적극적이었다. 지난해 키움에서 뛴 우익수로 뛴 외국인 선수 야시엘 푸이그는 개인사로 인해 재계약에 실패했고, 키움은 유격수 에디슨 러셀을 재영입했다.
슈퍼 스타 이정후 외에는 코너 외야 두 자리는 붙박이 주전이 없는 상황에서 이형종이 우익수 한 자리를 맡을 전망이다. 홍원기 감독은 포수(이지영), 키스톤 콤비(러셀-김혜성), 중견수(이정후)의 센터라인과 우익수(이형종) 자리가 주전이 확정적이고, 나머지는 경쟁 포지션이라고 언급했다.
캠프 초반에 이형종은 이정후, 김혜성, 러셀과 한 조로 배팅 훈련을 했다. 그는 주전 배팅조라는 말에 “약간 대우 받는 느낌이 있다. 책임감도 더 느끼고, 처음 느껴보는 감정, 기분, 마음가짐이다. 좋네요”라고 웃으며 말했다.
주위 칭찬에도 이형종은 자만은 없었다. 그는 “100% 주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못 치거나 이상한 짓 하면 못 나가는 거니까. 야구를 해왔던 대로 똑같은 마음으로, 더 잘 준비하려고 한다. 더 책임감이 든다. 심적으로 좀 더 생각이 깊어지는 것 같다. 몸도 마음도 모두 안정감 있게 잘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외야 뎁스가 두터운 LG를 떠나, 출장 기회를 찾아 새로운 팀을 찾았고, 새로운 시작이다. 이형종은 “큰 변화가 있을 때마다 좋은 것들도 많았다. 투수에서 타자로 할 때도 그랬다. 처음 짧게 잡고 치고, 레그킥도 해봤고, 방망이 노브를 걸고 치는 도전도 해보고, 잘 됐던 기억이 있다. 더 큰 도전, 새로운 도전인데 올해 잘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3년 LG에서 출장 경기 수가 적었다. 지난해 1군 26경기, 2021년은 90경기, 2020년은 81경기였다. 이형종은 “작년, 재작년에 경기를 많이 못 나가서, 경기 체력도 조금 다를 것이기에 그 부분은 걱정은 있다. 작년에 수비는 2~3경기 밖에 못 나갔다. 올해보다 내년이 더 좋아질 거라는 생각도 있다. 올해도 준비를 잘 하고 있는데, 체력으로 버텨야 한다. 체력 부담을 느끼겠지만, 풀타임 출장에 포커스를 두고 있다. 성적이 따라오면 더 좋고. 내년, 내후년도 있으니, 올해는 잘 다지는 것을 생각한다. 물론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이형종은 LG 유니폼을 입고 플레이오프에서 키움과 상대하며 시즌 마지막 경기를 뛰었다. 올 시즌 키움은 한화와 개막전을 치르고 2번째 상대가 LG다. 이형종은 “LG전이 고척 경기더라. 잠실 경기 때 가면 이상할 것 같다. 고척에서는 하던 대로 하면 될 것 같다. 마음은 이상할 것 같다. 여러가지로. 나한테는 베스트 팀에 왔기에 무조건 이겨야 한다”고 말했다.
올 시즌 목표는 많은 경기에서 뛰는 것이다. 그는 “무조건 많이 나가고 싶다. 그게 유일하다. 팀을 옮긴 이유이기도 하고”라고 짧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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