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님께서 아직 날 포기 안 하셨구나.”
미국 애리조나 투손 스프링캠프를 지휘 중인 KIA 김종국 감독은 2023시즌 타이거즈의 키플레이어를 묻는 질문에 주저 없이 김도영을 언급했다. 김 감독은 “올해는 김도영이 키를 쥐고 있다. 포지션 하나를 확실히 잡아줘야 하는데 많이 좋아졌기 때문에 기대가 크다”라고 슈퍼 루키의 2년차 시즌 활약을 기대했다.
김도영은 광주동성고 시절 5툴 플레이어로 주목받으며 제2의 이종범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고교 3학년 때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주관 대회 22경기에 출전해 타율 4할5푼1리 OPS 1.128의 맹타를 휘두른 그였다. 김도영은 이에 힘입어 2022 신인드래프트서 KIA 1차 지명을 받고 계약금 4억 원, 연봉 3천만 원에 입단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프로의 벽은 높았다. 시범경기서 12경기 타율 4할3푼2리 2홈런 5타점의 맹타를 휘두를 때만 해도 슈퍼 루키가 탄생하는 듯 했지만 정규시즌에 돌입하자 각종 시행착오를 겪으며 103경기 타율 2할3푼7리 3홈런 19타점 13도루의 아쉬움 속에 데뷔 첫해를 마쳤다.
투손에서 만난 김도영은 “감독님께서 키플레이어로 지목해주셔서 행복하다. 아직 날 포기 안 하셨다는 생각에 잘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긴다. 그만큼 작년에 자존감이 많이 떨어졌다”라며 “다행히 시간이 지나면서 많이 좋아지고 있다. 스스로에게 ‘나는 남들과 다른 사람이다. 타고났다’라는 주문을 하는 편이다. 올해도 재미있을 것 같다”라고 새로운 마음가짐을 전했다.
김도영이 이번 캠프서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파트는 수비다. 3루수와 유격수 모두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추가 훈련을 자청했다. 김도영은 “수비가 많이 부족해서 코치님께 엑스트라 훈련을 요청했다”라며 “처음에는 몸이 뜻대로 움직이지 않아서 어려웠는데 (김)선빈 선배님이 세세하게 지도를 해주셨다. (류)지혁 선배님도 많이 알려주셔서 지금은 편하다”라고 감사를 표했다.
수비와 달리 타격은 자신감을 보였다. 김도영은 “지난해 어렵다는 걸 느꼈는데 또 잘하면 해볼 만하겠다는 생각도 했다. 스스로에게 기대가 있고 잘할 것 같은 예감도 든다”라며 “이범호 코치님의 조언도 큰 도움이 된다. 코치님이 ‘세게 안 쳐도 넘어가는데 왜 굳이 세게 치려고 하나’라고 말씀해주셔서 훈련 때 가볍게 치는 연습을 하고 있다. 모든 훈련이 너무 재미있다”라고 밝혔다.
장타와 관련해서는 욕심은 없지만 자신은 있다. 김도영은 “장타 생각은 안 하는데 주변에서 30홈런도 칠 수 있는 타자라고 말씀해주신다”라며 “누구보다 멀리 칠 자신은 있다. 또 남들보다 유리한 게 멀리 치면서 달리기도 빠르다. 욕심 부리지 않고 하던 대로 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다”라고 바라봤다.
김도영의 2년차 목표는 주전 도약과 함께 타율과 홈런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것이다. 그는 “올해는 한 자리를 꼭 잡고 싶다. 솔직히 어디든 경기만 뛸 수 있으면 된다”라며 “타격의 경우 욕심이 많아서 타율, 홈런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 싶다. 주변에서 그게 어렵다고 말씀해주시는데 한 번 해보고 싶다. 못하더라도 목표는 그렇게 잡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데뷔 첫해 열렬한 응원을 보내준 KIA 팬들을 향한 인사도 잊지 않았다. 김도영은 “작년 생일이 대전 한화전이었다. 벤치에만 있다가 마지막에 대수비로 나갔는데 팬들이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주셨다. 눈물이 날 뻔 했다. 눈물 나는 걸 틀어막고 경기를 했다”라며 “이게 팬심이라는 걸 느꼈다. 그 이후에 보내주신 많은 커피차도 너무 감사했다”라고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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