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경기 증명해야 한다.”
일본인 투수 센가 코다이(30)는 5년 7500만 달러(약 970억 원)에 뉴욕 메츠와 계약을 맺었다. 옵트아웃 조항까지 포함되어 있는 충분히 만족스러운 대우다. ‘억만장자’ 스티브 코헨’ 구단주를 앞세워 폭풍 투자를 하고 있는 메츠로서는 센가에게 적지 않은 기대를 하고 있다는 것을 돈으로 보여줬다.
일본 무대에서는 더 이상 검증할 게 없다. 신인드래프트 지명을 받지 못하고 육성선수 드래프트로 간신히 프로 유니폼을 입었다. 밑바닥부터 올라와서 최정상을 찍었다. 통산 224경기 1089이닝 87승 44패 평균자책점 2.59의 성적을 거뒀다. 지난해는 22경기 144이닝 11승6패 평균자책점 1.97 156탈삼진의 성적. 여전히 건재했고 2021년 열린 도쿄올림픽에서는 미국 타자들을 상대로 압도적인 면모를 과시하며 서 금메달을 이끌었다.
센가는 150km를 상회하는 패스트볼을 던지면서 포크볼을 주무기로 활용한다. 일본 정상급 투수들의 교본과 같은 레퍼토리다. 그러나 이 포크볼은 특별하다. 일본에서는 ‘유령 포크볼’로 불렸다. 미국에도 똑같은 명칭으로 소개됐다.
20일(이하 한국시간) 메츠의 스프링트레이닝이 열리는 세인트포트루시에서는 메츠 타자들이 센가의 이 무기를 확인했다. 라이브 배팅을 위해 센가를 상대로 타석에 들어선 메츠 타자들은 모두 센가의 포크볼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메츠의 홈런타자 피트 알론소는 “정말 멋진 별명이 붙은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많은 타자들이 스윙을 하고 놓치게 만든다”라고 칭찬했다. 지난해 내셔널리그 타격왕 제프 맥닐은 “전에 본 적이 없는 공”이라면서 짧고 굵은 소감을 전했다.
하지만 결국 실전에서 통해야 한다. MLB.com은 올해 메츠에서 증명해야 할 선수로 센가를 콕 찝어 언급했다. 매체는 “메츠는 센가의 몸 상태에 대한 의문에도 불구하고 5년 7500만 달러라는 위험을 감수했다. 센가와의 궁합이 효과가 있는지 확인할 권리가 있다”라면서 현재 센가가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설명했다.
매체는 “캠프 초반 센가는 더 크고 매끄러운 메이저리그 공인구와 가파른 마운드의 경사 그리고 미국 문화 전반에 걸친 변화 등에 문제를 겪고 있다”라며 “메츠 관계자들은 센가가 뉴욕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확신하지만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그것을 증명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메츠는 마무리 투수 에드윈 디아즈와 5년 1억 200만 달러의 연장 계약을 시작으로, 벌랜더와 2년 8666만 달러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브랜든 니모(8년 1억 6200만 달러), 제프 맥닐(4년 5000만 달러)과 연장 계약을 맺었다. 그리고 호세 퀸타나(2년 2600만 달러), 데이비드 로버트슨(1년 1000만 달러), 아담 오타비노(2년 1450만 달러), 오마 나바에즈(2년 1500만 달러)까지 데려왔다. 월드시리즈 우승이라는 꿈을 향한 코헨 구단주의 투자 한가운데 센가의 이름 역시 포함되어 있다.
대형 계약을 맺은 선수들이 모두 활약해야 한다. 그러나 아직 검증되지 않은, 타지에서 온 투수에게 거액의 몸값을 지불한다는 것은 매체가 지적한 것처럼 센가가 매 경기 ,몸값이 타당하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는 의미다. 센가의 혹독한 시험무대가 시작됐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