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합류가 불발되자 김하성의 동료인 닉 마르티네스(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다시 정식 멤버로 합류했다. 공교롭게도 미국 대표팀에는 한국과 일본 무대에서 화려하게 성공한 뒤 미국으로 ‘역수출’된 에이스들이 모두 모이게 됐다.
미국 현지 매체들은 20일(이하 한국시간) 커쇼의 대체자로 마르티네스가 미국 WBC 대표팀에 합류했다고 밝혔다.
당초 마르티네스는 미국 대표팀 제의를 받았지만 시즌 준비에 집중하겠다는 이유로 고사했다. 다만 조별라운드 이후 출장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런데 커쇼가 최종적으로 대표팀 합류가 불발되면서 마르티네스는 최종 멤버로 합류했다.
커쇼는 지난해 다저스와 1년 2000만 달러 계약을 맺으며 거취를 정한 뒤 곧바로 WBC 대표팀 합류를 확정했다. 그러나 그동안 잦은 부상에 시달렸던 커쇼는 대회에서 부상을 당할 시를 대비해 가입하는 보험 가입 심사에서 최종 탈락했다. 끝내 WBC 출전이 불발됐다.
미국 대표팀의 면면은 화려하다.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를 필두로 슈퍼스타들이 합류해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하지만 마운드 쪽으로 시선을 돌려보면 야수들에 비해서 무게감이 부족하다.
부족한 가운데서도 미국 대표팀의 마운드를 지탱하고 이끌어야 하는 게 KBO리그와 일본프로야구에서 기량을 만개시킨 ‘역수출’ 투수들이 됐다.
마르티네스도 2019~2021년 일본프로야구 니혼햄 파이터스, 소프트뱅크 호크스에서 활약했고 지난해 샌디에이고와 4년 2000만 달러에 계약, 미국으로 돌아왔다. 선발과 불펜을 오가면서 47경기(10선발) 4승4패 106⅓이닝 평균자책점 3.47 95탈삼진 WHIP(이닝당 출루허용) 1.29를 기록했다. 이후 옵트아웃을 선언한 뒤 3년 2600만 달러에 샌디에이고에 잔류했다.
마르티네스는 선발, 불펜 모두 활용 가능한 자원이다. 선발진에는 마일스 마이콜라스(세인트루이스), 메릴 켈리(애리조나)가 중심이 됐다. 불펜진에는 브룩스 레일리(뉴욕 메츠)가 모두 아시아 무대에서 활약해서 성공적으로 돌아간 바 있다.
마이콜라스는 마르티네스의 선배 격이다. 마이콜라스는 지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활약했다. 3년 간 62경기(48선발) 31승13패 평균자책점 2.18의 특급 성적을 기록하고 세인트루이스와 2년 1550만 달러 계약을 맺고 유턴했다. 2019시즌을 앞두고는 4년 6800만 달러의 연장계약까지 맺었다. 지난해는 33경기(32선발) 12승13패 평균자책점 3.29의 성적으로 부상 여파를 딛고 재기했다.
켈리는 KBO리그 출신으로 역수출에 성공한 케이스. 켈리는 2015~2018년까지 4년 동안 SK(현 SSG)에서 119경기 48승32패 평균자책점 3.86의 성적을 찍었고 2019년을 앞두고 애리조나와 2+2년 최대 1450만 달러 계약을 맺었고 부상으로 부침을 겪었지만 4년 계약을 모두 채우며 97경기 36승35패 평균자책점 3.96을 기록했다. 올해를 앞두고는 2년 1800만 달러 연장 계약까지 성공했고 올해 33경기 13승8패 평균자책점 3.37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좌승사자’이자 이정후의 천적인 브룩스 레일리는 한국에서 선발을 한 뒤 미국에서 불펜으로 성공했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롯데 최장수 외국인 투수로 활약하며 152경기 48승53패 평균자책점 4.13의 성적을 남겼다.
2020년 신시내티 레즈와 마이너 계약으로 메이저리그에 도전한 뒤 휴스턴 애스트로스, 탬파베이 레이스를 거쳐 올해 뉴욕 메츠에 둥지를 틀었다. 불펜 투수로 커리어를 꽃피웠고 지난해 1승2패 25홀드 6세이브 평균자책점 2.68로 리그 정상급 좌완 셋업맨으로 자리 잡았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