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실전부터 156km 광속구를 뿌렸다. 네덜란드 강타선을 봉쇄한 문동주(20.한화)의 ‘몬스터 시즌’ 예고편이 떴다.
문동주는 2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솔트리버필드 앳 토킹스톡에서 벌어진 네덜란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과의 연습경기에 선발등판, 2이닝 동안 볼넷 1개를 내줬을 뿐 삼진 2개를 잡으며 무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한화의 4-1 승리에 발판을 마련한 투구였다.
이날 네덜란드는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에 있는 현역 빅리거 잰더 보가츠(샌디에이고), 조나단 스쿱(디트로이트)이 빠졌지만 메이저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디디 그레고리우스, 안드렐턴 시몬스(이상 FA) 그리고 한일 야구에서 활약한 로저 버나디나(전 KIA), 블라디미르 발렌틴(전 소프트뱅크) 등이 뛰었다. 1~4번 타순이 시몬스, 그레고리우스, 발렌틴, 버나디나 순이었다.
하지만 문동주의 구위가 이들을 압도했다. 1회 첫 타자 시몬스를 2루 땅볼 처리한 뒤 그레고리우스를 풀카운트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이어 발렌틴에게 풀카운트 볼넷을 허용했다. 아웃카운트가 아닌 투구수로 이닝을 끊어가기로 한 이날 경기 룰에 따라 문동주의 1회는 2사 1루 투수구 23개에서 종료됐다.
이어 2회에는 공 10개로 깔끔하게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버나디나에게 체인지업을 던져 타이밍을 빼앗으며 우익수 뜬공 처리했다. 이어 마이너리거 레이 패트릭 디더(마이애미)를 루킹 삼진, 조쉬 필라시오스(피츠버그)를 2루 땅볼 처리했다.
총 투구수 33개로 스트라이크 22개, 볼 11개. 직구 구속은 최고 156km, 평균 152km로 측정됐다. 2월 중순, 첫 실전 투구인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속도다. 직구(22개) 중심으로 커브(6개), 슬라이더(3개), 체인지업(2개)을 구사했다.
투구를 마치고 오른팔에 아이싱을 한 문동주는 “오랜만에 (아이싱을) 해서 너무 차가워요”라며 잠시 숨을 고른 뒤 “아쉽다. 항상 1회 초반에 안 좋다. 오늘도 그 부분에 신경쓰고 1회에 들어갔는데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첫 경기라서 변화구를 많이 던질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직구가 좋아야 나머지 구종도 되기 때문에 직구 중심으로 힘 있게 들어가려다 보니 초반에 힘이 들어가서 좋지 않았다”며 “2회부터 내가 생각한 포인트가 잡혔지만 1회에 안 좋은 부분은 바꿔나가야 한다. 계속 그럴 순 없다”고 스스로 보완점을 명확하게 인지했다.
어느덧 스프링캠프가 시작한 지도 3주가 흘렀다. 지난해 이맘때 2군에서 몸 만들기에 집중하며 관리받았지만 올해는 1군 캠프를 시작부터 합류해 실전 단계까지 순조롭게 왔다. 문동주는 “지난해 부상을 경험한 만큼 몸 관리의 중요성을 느꼈다. 다치지 않고 몸을 잘 만드는 게 이번 캠프 목표다. 오버 페이스하지 않으려 한다. 지금까지 잘되고 있고, 남은 캠프 기간도 지금 페이스로 완주하고 싶다”고 말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