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화이트삭스 마무리투수 리암 헨드릭스(34)는 2023년 새해부터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 혈액암의 일종인 비호지킨 림프종 진단을 받은 것이다. 비호지킨 림프종은 림프조직 세포가 악성으로 전환되면서 생기는 악성 종양으로 혈액암의 한 일종이다. 호지킨 림프종과 다르게 완치율이 낮고, 재발이 많은 암이라 여러모로 충격이 컸다.
지난달 9일(이하 한국시간) 자신의 SNS로 이 같은 사실을 알린 헨드릭스는 “충격을 받았지만 가족과 팀원들을 위해 암을 극복하겠다. 빨리 완쾌해 마운드 복귀할 자신이 있다”고 걱정하는 주변 사람들을 안심시켰다.
그로부터 한 달 반의 시간이 지났다. 약속대로 암 극복과 야구를 향한 헨드릭스의 의지는 대단하다. 벌써 공도 던졌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20일(이하 한국시간) 헨드릭스가 지난 18일 화이트삭스 스프링 트레이닝이 차려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캐멀백랜치에서 불펜 피칭을 했다고 전했다. 당장 복귀 시기를 언급하기에 이르지만 투병 중에도 공을 놓지 않고 있다는 게 의미 있다.
에단 카츠 화이트삭스 투수코치는 “헨드릭스를 항상 신경쓰고 있다. 18일 불펜에서 공을 던졌다. 믿을 수 없는 남자”라며 “클럽하우스의 모든 사람들이 그가 특별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를 보는 것만으로도 큰 기쁨이고,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멋진 일이다”며 헨드릭스의 회복력과 집념에 놀라워했다.
헨드릭스는 화학요법으로 항암 치료를 시작한 지 3일 만에 캐치볼을 했다. 화이트삭스 팀 동료 투수 조 켈리는 “필드 밖 문제를 필드 안에서 잊는 것이 매우 어려운데 헨드릭스는 계속 갈고닦고 있다. 대단해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동료 투수 루카스 지올리토는 “헨드릭스는 지금 자신의 치료법으로 병을 완전히 죽이고 있다. 그는 거의 매일 주변에 있다”며 “암이라는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지만 매일 같은 기분을 유지하는 모습을 보면 놀랍다. 그것은 우리에게 동기 부여가 된다. 그가 암을 이겨내고 돌아와 경기를 마무리해주길 기대한다”고 바랐다.
호주 출신 우완 강속구 투수 헨드릭스는 지난 2011년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데뷔한 뒤 토론토 블루제이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를 거쳐 2021년부터 화이트삭스에 몸담고 있다. 메이저리그 12시즌 통산 471경기(645이닝) 31승34패115세이브 평균자책점 3.81 탈삼진 724개를 기록 중이다.
커리어 초반 선발투수로 뛰었으나 기대에 못 미쳤고, 2015년 불펜 전환 후 빅리그에 자리잡으며 올스타에 3번 뽑혔다. 최고 100마일(161km) 강속구를 앞세운 2019년부터 오클랜드에서 마무리를 맡았고, 2020~2021년 2년 연속 아메리칸리그(AL) 최고 마무리에게 주어지는 마리아노 리베라상을 받았다.
2021년 1월 화이트삭스와 3+1년 보장 5400만 달러에 FA 계약한 헨드릭스는 첫 해 69경기(71이닝) 8승3패38세이브 평균자책점 2.54 탈삼진 113개로 활약하며 AL 세이브 1위에 올랐다. 지난해에도 58경기(57⅔이닝) 4승4패37세이브 평균자책점 2.81 탈삼진 85개로 화이트삭스 뒷문을 든든하게 걸어 잠갔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