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야구대표팀을 향한 일본 언론의 관심이 뜨겁다. 방송사에 이어 통신사까지 연일 애리조나 캠프를 방문해 이강철호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했다. 한국과 일본은 WBC 1라운드 B조에 함께 속해 있다.
1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키노 스포츠컴플렉스에서 열린 한국 WBC 야구대표팀 3일차 훈련. 수많은 국내 취재진 가운데 한 낯선 중년의 남자가 대표팀 훈련장 근처를 서성거리며 수첩에 무언가를 적는 모습이 포착됐다. 그는 한국 취재진과 KBO 관계자에게도 다가가 여러 차례 질문을 건네며 정보를 수집했다.
그의 정체는 일본 대표 통신사인 교도통신 소속의 고니시 케이조라는 베테랑 특파원이었다. 고니시 기자는 자신을 “1991년 입사해 시애틀에서 이치로 스즈키를 취재했고, 2006년과 2009년 WBC를 현장에서 봤다. 이번 WBC 또한 미국 야구대표팀을 취재하기 위해 3월 중순 체이스필드로 갈 것이다”라고 소개했다.
일본은 2023 WBC로 온 야구계가 들떠 있는 상태다. 고니시 기자는 “일본 야구대표팀은 역대 최강 전력이라는 평가다. 메이저리거인 라스 눗바, 다르빗슈 유, 오타니 쇼헤이가 모두 출전한다. 도쿄돔에서 열리는 일본의 1라운드 4경기는 예매 오픈과 동시에 매진됐다. 일본 열도는 지금 1라운드가 얼른 열리길 고대하고 있다”라고 현지의 뜨거운 열기를 전했다.
고니시 기자의 투손 방문 목적은 한국 야구대표팀 취재. 더불어 “만일 한국이 WBC 결승전에서 일본을 만나 이기면 2002 한일 월드컵 4강만큼 열기가 뜨거울 것 같냐”며 한국 취재진을 통해 WBC를 앞둔 한국 스포츠계의 분위기를 듣고 싶어 했다.
고니시 기자는 이어 “이정후가 잘하는 선수라고 들었다. 김광현은 여전히 잘 던지나”라고 한국 야구에 대한 지식을 뽐냈다. 이후 한국 기자들과 함께 이강철 감독, 양현종, 이정후와의 인터뷰에 참석해 녹음기를 켰고, KBO 홍보팀에게 “양현종이 한국의 메인 투수냐”라고 질문했기도 했다.
일본 언론의 이강철호를 향한 관심은 이뿐만이 아니다. 일본 TBS 방송이 지난 17일 카메라를 들고 투손을 찾아 대표팀의 NC 평가전을 촬영했다. TBS의 이시이 도모히로 아나운서 겸 스포츠캐스터는 경기 후 그라운드로 내려가 한국 취재진을 인터뷰했다. 이시이 아나운서는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의 둘째 사위이기도 하다. KBO 관계자는 “전력 노출 우려가 있어 TBS 측에 영상 송출 시간을 5분으로 제한할 것을 방송사에 공식 요청했다”라고 밝혔다.
오는 3월 10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WBC 1라운드 일본전을 앞두고 있는 한국. 일본의 관심과 호기심이 높아진 만큼 한일전을 향한 더욱 철저한 대비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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