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근우 선배는 어떻게 쳤나요” 175cm 3할타자 묻다. 이호준 코치의 즐거운 ‘디스’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3.02.19 10: 01

 “정근우는 마지막에 안 될 줄 알았어.”
LG 트윈스 문성주는 오프 시즌에 장타력을 키우기 위해 고민했고, 타격폼을 크게 휘두르는 자세로 수정하려 했다.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문성주가 바뀐 타격폼으로 연습하자, 염경엽 감독과 이호준 타격코치는 만류하면서 문성주에게 최적의 타격폼을 조언했다. 기존 문성주의 타격폼이 간결하고 빠른 스윙인데 이를 더 극대화 시키는 쪽으로 수정해 줬다.

문성주는 지난해 8월말까지는 3할5푼대 고타율을 유지하며 ‘장외 타격왕’ 경쟁을 할 정도였고, 막판 체력 저하와 심리적 부담으로 부진하며 타율 3할3리 6홈런 출루율 .401, OPS .823을 기록했다.
홈런 등 장타를 의식해 팔로스로우가 큰 스윙을 시도했는데, 오히려 장점마저 사라지는 독이 될 수 있다. 스피드를 살린 문성주 특유의 빠른 스윙으로도 충분히 홈런을 칠 수 있다.
문성주는 원래 타격폼을 유지하기로 했고, 옆에서 지켜보던 염경엽 감독은 “옐리치 같다. 그렇게 배트가 짧게 나와야, 히팅 포인트를 길게 가져갈 수 있다”고 칭찬했다.
문성주는 티배팅을 하다가 이 코치에게 "정근우 선배는 어떻게 쳤나요”라고 질문했다. 선수 시절 ‘악마의 2루수’로 명성을 날린 정근우는 172cm로 문성주와 체격이 비슷하다. 정근우의 한 시즌 최다 홈런은 18개, 두 자릿수 홈런을 4차례 기록했다.
LG 문성주. 2022.02.05 /jpnews@osen.co.kr
이 코치는 “이렇게 배트를 잡고서 특이하게 위로 올라갔다가 내리찍는 스타일이었지”라고 타격폼을 흉내내며 알려줬다. 배트를 쥔 두 손을 귀 뒤쪽으로 올렸다가 파워있게 내리찍는 폼이었다.
그런데 이후 이 코치는 정근우를 디스하기 시작했다. 그는 “나이 먹고서도 한화에서 3할 치고 잘 하다가 갑자기 홈런 친다고 스윙이 이상해졌더라. 부웅 커졌더라. 네 스윙이 이상하다 했더니, 맞는 폼을 찾았다고 20홈런 친다고 자신있어 하더라”라고 일화를 소개하며 “그런데 나는 안 될 줄 알았다. 폼을 바꿔서 장타를 친다는 건 말이 안 돼. 그렇게 한화에서 마지막에 이상한 폼으로 에버리지가 훅 갔다. LG에 와서도 계속 이상한 스윙으로 하다가 끝나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정근우의 2019년 한화, 2020년 LG에서 뛰고 은퇴했는데, 당시 이 코치는 NC 코치로 있었다.
이 코치는 “성주 너는 작고 빠른 스윙으로 에버리지(타율)로 가야 한다. 야구 천재냐. 히팅 포인트 1개 옮기기가 쉽지 않다”며 “너는 배트를 붙여서 스피드로 쳐야 한다. (스윙 후) 배트가 몸통 뒤로 가야 한다. 어깨 위로 올라 가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이어 홈런타자의 유형을 놓고서 “이승엽이는 원심력을 이용해서 쳤다. 심정수는 스피드였다. 가벼운 배트로 스피드 힘으로 쳤다. 성주, 너도 스피드다. 스피드로 (홈런) 치면 된다. 최정은 원심력으로 때리는 스타일이다. 걔 방망이는 아무나 못 쓴다. 방망이를 훅 던져서 뻗어 치는, (방망이)헤드를 이용해서 친다”고 설명해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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