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책도 호수비도 볼넷도 모두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값진 경험이었다. KT 신인 내야수 유현인(23)이 국대 슈퍼스타들과 함께 커리어에서 잊지 못할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한국 WBC 야구대표팀은 지난 1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키노 스포츠컴플렉스 메인구장에서 NC 다이노스와 첫 평가전을 진행했다.
경기 전 사전 훈련에서 국가대표 야수진 사이에 KT 위즈의 스프링캠프 트레이닝복을 입은 두 명의 앳된 선수가 눈에 띄었다. 작년 개최된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KT 3라운드 지명을 받은 내야수 손민석과 7라운드 내야수 유현인이 그 주인공이었다. 이들은 1군에 데뷔하기도 전에 기라성 같은 선배들과 함께 타격 및 수비 훈련을 소화하는 혜택을 누렸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국가대표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고 경기를 치렀을까. 한국은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토미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키스톤콤비가 메이저리그 소속팀 스프링캠프를 치르고 있어 내야수가 최정, 김혜성, 오지환, 박병호, 강백호 등 5명뿐인 상황이다. 이에 17일이 훈련 휴식일이었던 KT에 야수 파견을 요청했고, 내야수 유현인, 손민석에 포수 강현우가 원활한 연습경기 진행을 위해 일일 국대로 변신했다.
등번호 없는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은 세 선수는 나란히 후반부 교체로 출전해 국가대표 선수들과 호흡을 맞췄다. JTBC 야구 예능프로그램 ‘최강야구’ 출신의 류현인은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3루수로 교체 출전해 4회 무사 1루서 2루 송구 실책을 범했지만 이후 직선타를 다이빙캐치 처리하는 호수비로 칭찬을 받았다. 타석에서는 볼넷을 기록. 강현우도 NC 상대로 2루타를 터트리며 대표팀의 8-2 승리에 기여했다.
이강철 대표팀 감독은 경기 후 “이렇게 좋은 선수들과 함께할 수 있는 기회가 없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부분이 이런 기회에 우상과 사진 찍고 같이 운동하고 밥을 먹으면 동기부여가 된다. 국가대표 선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도 들 것이다. 굉장히 좋게 생각한다”라고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김하성, 에드먼은 3월 초 고척돔 훈련은 돼야 국가대표팀에 합류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에 이강철호는 미국 애리조나 투손 스프링캠프 연습경기마다 KBO리그 프로 팀에 양해를 구해 일일 내야수 또는 포수를 데려올 계획이다. 다음 KIA와의 연습경기에서는 어떤 선수가 국가대표 선수들과 잊지 못할 추억을 쌓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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