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라고 하면 한화밖에 몰랐어요.”
한화 우완 투수 양경모(20)는 대전 신흥초 5학년 때 “야구 한 번 해봐라”는 부모님의 권유로 공을 잡았다. 야구를 잘 몰랐던 소년은 던지는 것에 재미를 느껴 투수를 시작했다. 북일고 때 150km에 육박하는 강속구로 주목받았고, 2022년 2차 4라운드 전체 31순위로 연고팀 한화 지명을 받았다.
양경모는 “원래 야구를 잘 몰랐다. 부모님이 좋아하셔서 시작했고, 야구라고 하면 한화밖에 몰랐다. 한화에 지명돼 더욱 좋았다”고 신인 지명 순간을 떠올렸다.
그러나 기쁨은 잠시. 한화 입단 직후 팔꿈치 인대 접합 및 뼛조각 제거 수술을 연이어 받고 재활에 들어갔다. 프로 입단부터 1년 내내 재활군에서 자신과의 싸움을 펼쳤다. 재활은 지루함의 연속이지만 평소 웨이트 트레이닝 좋아하는 양경모는 “생각보다 그렇게 지루하지 않았다. 고교 때부터 웨이트를 많이 해서 힘들지도 않았다”고 담담하게 돌아봤다.
하지만 그리웠던 마운드 복귀 순간을 떠올리자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1년가의 재활을 끝내고 오른 첫 실전 마운드는 호주였다. 지난 연말 호주로 건너가 질롱 코리아 소속으로 한 달 동안 실전 경험을 했다. 첫 등판에서 최고 구속 146km를 던지더니 두 번째 등판에선 151km까지 뿌렸다.
수술 후유증 없이 성공적인 재활을 알린 양경모는 “첫 실전이라 공이 잘 안 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좋았다. 수술 전 구속을 되찾았다”며 “외국인 타자들을 상대한 것도 처음이었다. 높은 공은 다 쳐서 홈런으로 만들더라. 낮게 던지는 것의 중요성을 느꼈다”고 말했다.
3타자 연속 홈런을 맞는 등 6경기(5⅔이닝) 1홀드 평균자책점 7.94로 성적 자체는 좋지 않았지만 아프지 않고 실전 투구를 펼치고 돌아온 것 자체가 성공적이었다. 양경모도 “호주에 가서 자신감이 붙었다. 아플 줄 알았는데 막상 던지니 아프지 않았다”며 부상에 대한 두려움 극복을 수확이라고 했다.
귀국 후 서산 잔류군에서 몸을 첫 시즌을 준비 중인 양경모는 이달 하순부터 다시 피칭을 시작한다. 그는 “어릴 때부터 선발, 구원을 다 해봤는데 불펜이 잘 맞는 것 같다. 1~2이닝 짧고 강하게 던질 때 좋았다”고 불펜 보직을 희망하면서 “변화구도 다듬어야 한다. 커브, 스플리터를 던지는데 슬라이더도 배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퓨처스리그를 거쳐 1군에 올라가는 게 올해 양경모의 목표. 그는 “1군에 올라가는 것이 먼저다. 그 다음 꿈은 그때 가서 생각해보겠다”며 “작년에는 재활을 하느라 아예 얼굴을 비출 기회가 없었는데 올해부터 확실히 한화팬분들께 보여드리고 싶다. 1군에 올라가면 이정후(키움), 강백호(KT) 선배님을 상대하고 싶다. 초구는 직구로 승부하겠다”고 1군 데뷔를 기대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