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황의 세월을 보내느라 3년 만에 다시 마운드에 섰지만 기대보다 아쉬움이 더 컸다.
삼성 라이온즈 1차 지명 출신 파이어볼러 최충연은 지난해 38경기에 등판해 승리 없이 1패를 떠안았다. 평균자책점은 4.70. 7월의 활약은 눈부셨다. 9차례 마운드에 올라 평균자책점 2.70으로 잘 던졌다.
삼성의 스프링캠프가 차려진 일본 오키나와 아카마 볼파크에서 만난 최충연은 7월의 좋은 흐름을 이어가지 못한 아쉬움을 내비쳤다.
최충연은 지난 12일 차탄구장에서 열린 주니치 드래건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7회 5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1이닝 2피안타 2볼넷 1실점(비자책)을 기록했다.
그는 "밸런스가 정말 좋았다. 유지를 해야 하는데 한 번 무너진 뒤 예전의 모습을 되찾는데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불펜 피칭할 때 확실히 좋다는 느낌이 드는데 막상 실전에서는 원하는 만큼 좋은 밸런스가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불펜 피칭과 실전에서 차이가 나는데 아직 준비가 부족하다는 걸 느낀다. 무엇을 보완해야 할지 잘 알기에 분명히 좋아질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최충연은 구김살 없는 성격 덕분에 동료들에게 인기가 많다. 특히 선배들이 잘 챙겨주는 편. 그는 "형들이 좋은 말씀도 많이 해주시고 잘 챙겨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면서 백정현의 조언이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그동안 훈련할 때 무작정 힘으로만 던졌는데 정현이 형이 제구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해주신 게 확 와닿았다. 덕분에 투수로서 가져야 할 생각과 훈련 방법에 변화를 줬고 확실히 나아지고 있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어느덧 프로 8년 차가 된 최충연. 후배들도 제법 늘어났다. 그만큼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도 더욱 커졌다. 그는 "올해는 잘해야 한다. 스스로 기대되는 부분도 있다. 주니치전에서 제 공을 제대로 던지지 못했지만 불펜 피칭할 때만큼 던지면 훨씬 좋아질 거라 생각한다. 불펜 피칭과 실전 등판에서의 차이를 좁힌다면 분명히 나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충연은 최근 들어 '표정이 밝아졌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웃어야 복이 온다'고 하지 않는가. 캠프 기간 중 훈련이 힘든데 저뿐만 아니라 모두가 똑같다고 본다. 힘들 때 인상을 쓰는 것보다 웃는 게 팀 분위기에도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한층 더 성숙해진 모습이다.
박진만 감독의 키워드는 경쟁. 야구 잘하는 선수가 기회를 얻는다. 최충연도 잘 알고 있다. "항상 경쟁의 연속이다. 무조건 잘하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2018년 70경기에서 2승 6패 8세이브 16홀드(평균자책점 3.60)를 거두며 2016년 데뷔 후 최고의 한 해를 보냈던 기억을 떠올리며 "선수로서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 잘해보려고 좋다는 건 다 해보고 있다"고 간절한 마음을 드러냈다.
흔히 말하는 수치상 목표 같은 건 없다. 최충연은 "팀에서 필요로 하는 선수가 주전 선수이자 주축 선수다. 팀에서 필요로 하는 선수가 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