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가슴을 쓸어내렸고 불길한 징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당사자만큼은 여유로웠고 자신만만하다. 텍사스 레인저스의 새로운 에이스 제이콥 디그롬(35)이 스프링트레이닝 첫 날 불펜 피칭 연기는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디그롬은 지난 16일(한국시간) 왼쪽 옆구리 긴장 증세로 예정되어있던 불펜 피칭을 취소했다. 텍사스 크리스 영 단장은 추운 날씨와 젖어있는 불펜 마운드 상태도 고려했다고 했지만 또 다시 디그롬의 부상 이슈에 모두가 불길한 기운을 감지했다.
지난 겨울,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5년 1억8500만 달러(약 2390억 원) 계약을 맺은 디그롬의 건강은 여전한 화두다. 디그롬은 최근 2시즌 동안 26경기 등판에 그쳤기에 어쩌면 당연한 걱정이자 우려였다. 팔꿈치 통증, 옆구리 근육 통증, 팔뚝 부상, 견갑골 염증 등 다양한 부위에 부상을 입으면서 마운드를 지키지 못하는 시간이 많았다. 텍사스로서는 노심초사 할 수밖에 없고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야 한다.
그러나 디그롬은 자신의 몸 상태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디그롬은 17일, 현지 취재진 앞에서 불펜 피칭 취소의 이유와 현재 상태를 자신있게 설명했다.
캠프 합류를 앞두고 약 일주일 가량 왼쪽 옆구리가 뻣뻣하다고 느꼈던 디그롬은 “지난 몇 년 동안 제가 겪었던 일들이 많았지만 이건 매우 사소한 문제다. 왼쪽 옆구리가 약간 뻣뻣했다. 그래서 구단에 얘기를 했다. 이 때도 나는 여전히 집에서 공을 던지고 있었다. 가벼운 캐치볼을 할 때는 약간 느껴졌지만 스트레칭을 하고 나면 좋아졌다. 그래서 공을 계속 던졌다. 이곳에 오기 전에도 던졌다”라면서 “그리고 내가 약간 거슬린다라고 얘기를 하자 구단은 현명하게 ‘이틀 정도 시간을 갖고 해결하자’라고 얘기했다. 나도 좋다고 답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아직 2월 15일(현지 기준)이고 시즌이 시작될 때 목표가 건강해지는 것이니 지금 어리석은 행동은 안된다”라면서 “말했듯이 오프시즌 나는 평소보다 더 많은 공을 던졌고 좋은 상태에 도달했다. 내가 어떻게 오프시즌을 준비했는데, 이런 사소한 부분들이 갑자기 나타나는 것에 매우 화가 났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밝은 면을 보자면 지금 내 팔이 얼마나 건강한지 알고 있는 것이다”라며 자신감을 표현했다.
브루스 보치 감독도 상황을 낙관했다. 그는 “솔직히 나는 디그롬의 상황을 건강 이슈로 보지 않는다. 25년 간 감독 생활을 하면서 투수는 물론 야수들에게도 이런 상황에서 하루 이틀 더 휴식을 주는 경우가 말할 수 없이 많았다. 그게 우리의 결정이다”라며 “디그롬이기에 다소 눈살을 찌푸릴 수도 있지만 우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아무 걱정이 없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