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수(33・KT)의 FA 보상 선수로 삼성의 새 식구가 된 외야수 김태훈(27)이 팀 분위기에 빠르게 녹아들었다.
16일 일본 오키나와 아카마 볼파크에서 만난 김태훈은 “다들 잘해주신 덕분에 금방 적응할 수 있었다. 고된 훈련에도 다 같이 으쌰으쌰 하고 서로 도와주면서 하다 보니 끈끈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태훈은 지난 11일 아카마 볼파크에서 열린 주니치 드래건스와의 홈경기에서 4회 선두 타자로 나서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터뜨리는 등 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을 올렸다.
그는 “홈런을 치고 나서 기분 안 좋다면 거짓말이다. 좋긴 한데 그보다 박한이 타격 코치님과 함께 하고 있는 게 경기에서 나와 기분 좋다”면서 “박한이 코치님께서 ‘너무 급하다’고 하셔서 타격 폼에 변화를 줬다. 공을 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캠프가 끝날 때까지 열심히 노력한다면 완전히 내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코치님과 변화를 주는 부분을 확실하게 내 것으로 만드는 게 목표다. 그렇게 한다면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코치님께서 쉽게 설명해 주셔서 많은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새롭게 삼성 지휘봉을 잡은 박진만 감독의 키워드는 경쟁. 그는 “김태훈 같은 뉴 페이스가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선수단의 경쟁 구도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태훈은 “저뿐만 아니라 다들 열심히 하고 있다. 더 잘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팀이 더 강해진다고 본다. 상대가 못해야 제가 1군에 가는 게 아니라 상대를 뛰어 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방법 밖에 없다. 어차피 잘해야 1군에 갈 수 있는 거니까 계속 노력하는 건 당연하다”고 여겼다.
LG 박해민의 FA 보상 선수로 삼성에 합류해 FA 보상 선수로 성공 사례를 남긴 김재성(포수)은 김태훈이 새 팀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김)재성이가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 대신 하던 대로 하면 된다’고 하더라. 잘하고 싶다고 잘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열심히 노력해야 잘할 수 있으니 매 순간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김태훈의 말이다.
강도 높은 훈련 때문일까. 김태훈은 일과가 끝나면 곧바로 잠들어 버린다. “제가 원래 잠자리가 바뀌면 잘 못 자는 편인데 요즘에는 씻고 누우면 그냥 다음날 아침이 되어 있다. 신기할 정도”라고 웃었다.
또 “힘들다고 불평을 늘어놓으면 안 된다. 여기(1군 캠프)에 오고 싶어도 못 오는 선수들에게 정말 미안한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