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심판위원회가 보다 정확하고 공정한 판정을 위해 ‘6000개 프로젝트’를 가동한다.
지난 16일 삼성 라이온즈의 스프링캠프가 차려진 일본 오키나와 아카마 볼파크에서 만난 허운 KBO 심판위원장은 “허구연 KBO 총재님의 ‘심판의 실수로 인한 구단의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지시에 따라 판정의 정확성 및 공정성 향상을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고 말했다.
허운 위원장은 이어 “보다 정확하고 공정한 판정을 위해 공을 최대한 많이 보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심판 한 명이 한 시즌 동안 6000개의 공을 보는데 캠프 중 6000개의 공을 보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2000~2500개에서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심판들은 지난달 30일부터 5일간 경기도 이천 베어스파크 실내 훈련장에서 올 시즌을 대비한 적응 훈련을 소화했다. 또 심판들은 10개 구단의 스프링캠프를 찾아가 공을 보는 훈련을 하며 정확성과 공정성의 향상을 꾀할 계획.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심판들은 각 구단의 캠프지를 찾아 불펜 피칭이나 라이브 피칭을 포수 뒤에서 보며 실제 경기처럼 스트라이크와 볼 판정을 했다. 또 연습 경기 심판을 맡는 게 전부였다. 올해부터 6000개 목표 수치를 채우기 위해 피칭 머신을 활용한 적응 훈련을 추가했다.
이날 박종철 팀장을 비롯한 심판들은 삼성 투수들의 불펜 피칭을 지켜보고 자체 평가전 판정은 물론 삼성 선수들의 훈련 시간을 피해 피칭 머신을 활용한 훈련을 소화했다.
허운 위원장은 “캠프 기간 중 6000개의 공을 보는 게 이번이 처음이지만 분명히 좋아질 거라 확신한다”면서 “이와 같은 노력이 심판위원회의 신뢰를 쌓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팀장급 심판들이 솔선수범하면서 아주 잘해주고 있다”고 칭찬했다.
야구의 세계화에 발맞춰 메이저리그(MLB)와 일본 프로야구(NPB) 심판진과의 교류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허운 위원장은 “한동안 MLB와 NPB 심판들과 교류가 없었는데 올해부터 특정 현안을 놓고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교류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KBO는 지난해 스트라이크 존의 정상화를 외쳤다. 시행 직후 선수(또는 코칭스태프)와 심판의 마찰이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컸으나 기대 이상의 효과를 가져왔다.
이에 허운 위원장은 “시행 전 걱정이 많았는데 리그의 모든 구성원들이 합심한 덕분에 기대 이상으로 잘 이뤄졌다. 올해 훈련을 많이 하니까 훨씬 더 나아질 것”이라고 했다. 또 “시행 첫해 미흡했던 부분을 보완하고 구단 및 감독자 회의에서 나온 의견을 반영하겠다. 3년은 돼야 완벽하게 정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운 위원장은 마지막으로 “보다 정확하고 공정한 판정이 리그 발전을 위한 필수 요소라는 걸 심판 모두가 인식하고 있다. 100% 완벽할 수 없겠지만 완벽에 가까워지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으니 많은 격려 부탁드린다”고 인터뷰를 마쳤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