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튀’ 선수라는 오명은 사실상 벗기 힘들다. 하지만 정말 선수 생활도 끝날 위기다.
지난 2019년 워싱턴 내셔널스의 구단 역사상 첫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던 에이스 스티븐 스트라스버그(35)는 결국 다시 마운드에 오르지 못하는 것일까.
워싱턴 데이브 마르티네스 감독은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서 열린 스프링트레이닝 첫 날 브리핑에서 스트라스버그의 불참 소식을 전했다.
스트라스버그는 워싱턴이 ‘탱킹’ 비난까지 들으면서 데려온 특급 유망주였다. 2009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스트라스버그를 지명했다. 이듬해에는 또 다른 슈퍼스타 재목이었던 브라이스 하퍼(현 필라델피아)를 전체 1순위로 선발했다. 결국 이 둘은 모두 리그 최정상급 선수이자 팀의 기둥으로 성장했다.
하퍼는 2019시즌을 앞두고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13년 3억3000만 달러(약 4262억 원)의 대형 FA 계약을 맺고 떠났다. 하지만 스트라스버그는 2017년 1억7500만 달러(약 2260억 원) 계약을 맺으며 잔류했고 2019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이 해 포스트시즌 6경기(5선발)에서 5승 무패 평균자책점 1.98로 활약했다. 월드시리즈 2차전(6이닝 2실점), 6차전(8⅓이닝 2실점) 모두 승리투수였다. MVP는 당연했다. 그리고 옵트아웃으로 다시 FA가 됐지만 7년 2억4500만 달러(약 3146억 원) 계약을 맺고 워싱턴에 잔류했다.
그러나 이후 스트라스버그, 워싱턴 모두에게 악몽 같은 시간이 시작됐다. 계약 첫 해인 2020년부터 손목 터널 증후군으로 2경기 만에 시즌 아웃됐다. 2021년에는 어깨와 목 통증으로 5경기 던지는데 그쳤다. 어깨와 목의 통증은 흉곽충돌증후군 증상이었고 결국 갈비뼈와 목 근육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고 기나 긴 재활에 돌입했다.
재활은 블랙홀과 같았다. 지난해 6월10일 마이애미 말린스전에서 복귀전을 치렀지만 4⅔이닝 8피안타(1피홈런) 2볼넷 5탈삼진 7실점으로 강판됐고 이후 자취를 감췄다.
다시 재활에 돌입했고 스프링캠프를 앞두고는 다시 피칭까지 했다. 스프링트레이닝 합류를 노렸다. 하지만 끝내 무산됐다. ‘워싱턴포스트’의 제시 로저스 기자는 자신의 SNS에 ‘스트라스버그는 불펜 피칭 이후 몸 상태에 문제가 생겼다. 워싱턴 D.C.로 돌아갔고 웨스트팜비치로 돌아올 시기는 기약이 없다. 2021년 여름 흉곽 출구 증후군 수술 이후 합병증이 이어지고 있다’라며 ‘첫 번째 불펜 피칭을 던졌을 때는 괜찮았지만 두 번째 피칭 이후 문제가 생겼다. 마르티네스 감독은 신경 문제를 언급했다’라고 설명했다. 흉곽 출구 증후군 자체가 어깨 신경과 팔 등, 던지는 부위와 밀접한 부상이기에 끊임없이 문제가 되고 있는 것.
계약 이후 3년 동안 8경기 31⅓이닝 평균자책점 6.89의 성적에 그쳤다. 워싱턴의 현재이자 미래였던 에이스는 이렇게 주저앉는 것일까. ‘먹튀’ 오명은 피할 수 없다. 앞으로의 선수 커리어 자체가 문제다. 그리고 워싱턴으로서는 스트라스버그의 잔여 연봉 1억4000만 달러(약 1808억 원)이 골칫거리로 남게 될 전망이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