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팬들이 흔히 쓰는 은어 가운데 ‘야잘잘’이라는 말이 있다. ‘야구는 원래 잘하는 사람이 계속 잘한다’는 의미다. 국가대표 출신 포수 강민호(38・삼성)에게 딱 어울리는 표현이다.
개인 통산 6차례 포수 부문 골든 글러브 수상에 빛나는 강민호는 지난 16일 일본 오키나와 아카마 볼파크에서 열린 자체 평가전에서 포수 대신 1루수로 나섰다.
오키나와 리그에서 1루수로 나섰던 슬러거 기대주 조민성이 왼쪽 옆구리 부상으로 조기 귀국했고 이날 퓨처스팀도 니혼햄 파이터스 2군과의 연습 경기가 잡혀 있어 콜업할 만한 선수가 없었다.
삼성 코칭스태프는 고심 끝에 강민호를 1루수로 내세웠다. 그야말로 깜짝 기용이었다.
경기 전 기자와 만난 강민호는 “포철중학교 1학년 때 1루수로 나선 게 마지막이었다. 코치님께서 1루수로 나설 수 있냐고 하셔서 흔쾌히 가능하다고 말씀드렸다”면서 “공민규(24)에게 1루 미트를 빌렸다.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했다.
낯선 포지션을 맡게 됐지만 어색해하는 기색은 찾아볼 수 없었다. 1루에 서서 화이팅을 외치며 분위기를 띄웠다. 의욕하나 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았다.
파워 포지션인 1루를 맡게 된 그는 공격에서도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강민호는 2회 1사 후 좌월 솔로 홈런을 시작으로 4회 볼넷, 5회 좌익수 방면 2루타, 6회 좌월 3점 홈런을 터뜨리며 3타수 3안타(2홈런) 4타점 4득점 원맨쇼를 펼쳤다.
1루수로 깜짝 변신해 홈런 2개를 터뜨리는 등 3타수 3안타 4타점 4득점 원맨쇼를 펼친 소감을 물었다.
강민호는 “연습 경기 첫 홈런을 쳤는데 정규 시즌을 위한 준비 과정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투수와의 타이밍 싸움을 중점적으로 준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이제 본격적인 연습 경기가 시작되면 포수로 나갈 텐데 수비를 소화하면서 컨디션을 더 끌어올리겠다”고 덧붙였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