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김광현’ 구창모(26)가 부상으로 신음했던 지난 날을 뒤로 하고 마침내 태극마크를 달았다. 그의 목표는 6년 전 일본에게 당했던 패배를 설욕하는 것이다.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간) 한국 WBC 야구대표팀 첫 훈련이 열린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키노 스포츠컴플렉스에서 만난 구창모는 “2017년 이후 태극마크를 처음 달아보는데 그 때와는 느낌이 다르다. 자부심이 생기는 것 같다”라며 생애 첫 성인 국가대표팀에 승선한 소감을 전했다.
2015 NC 2차 1라운드 3순위로 입단한 구창모는 김광현(SSG)의 뒤를 이을 좌완 유망주로 주목받으며 2017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에 대표팀에 뽑혔다. 이후 2019년 첫 10승, 2020년 전반기 9승 무패 평균자책점 1.74로 승승장구했지만 수술에 따른 장기 재활로 2021시즌을 통째로 쉬었다. 2022년 5월 마침내 부상에서 돌아온 그는 19경기 11승 5패 평균자책점 2.10의 호투 속 이강철 대표팀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14일까지 키노 스포츠컴플렉스 인근에서 NC 스프링캠프를 소화한 구창모. 그는 “확실히 유니폼을 갈아입으니 느낌이 다른 것 같다. 선수들이 다 달라져서 조금 어색한데 어린 투수들이 많기 때문에 빨리 친해져서 어색함을 풀고 싶다”라며 “WBC 공인구는 국내에 있을 때부터 계속 손에 들고 있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 공 자체가 미끄러운데 이제 어느 정도 손에 익어서 괜찮다”라고 말했다.
구창모의 이번 대회 목표는 6년 전 일본에게 당한 패배를 설욕하는 것. 구창모는 2017년 도쿄돔에서 열린 APBC 일본과의 개막전에 구원 등판해 야마카와 호타카(세이부)에게 추격의 투런포를 헌납하며 7-8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구창모는 “한일전에 나가게 된다면 무조건 이기겠다. 예전에도 이야기했던 것 같은데 한일전은 가위바위보도 지면 안 된다. 또 일본 상대 좋지 않은 기억이 있어서 꼭 설욕하겠다”라고 의지를 다졌다.
구창모는 NC에서 찰떡호흡을 자랑했던 양의지와의 재회에도 기대를 드러냈다. 양의지는 지금의 구창모를 있게 한 조력자 중 한 명이다. 구창모는 “양의지 선배는 내게는 큰 도움이 된다. 시즌 때 매번 호흡을 맞췄기 때문에 많이 의지가 되는 게 사실이다. 편하게 던질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16일 첫 훈련을 소화한 이강철호는 17일 NC와의 7이닝 실전 경기로 실전 감각 조율에 나선다. 구창모는 “당장 NC와의 경기가 있는데 부담스러울 것 같아서 던지지 않는다. 일단 17일은 가볍게 불펜피칭을 실시한 뒤 그 다음 연습경기에 나갈 것 같다”라고 계획을 밝혔다.
구창모는 20일 KIA와의 연습경기에 첫 등판해 페이스를 끌어올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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