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만의 국가대표팀 승선 불발로 외야수 김현수가 모처럼 1루에서 수비 훈련을 실시했다. 그의 1루 수비를 본 한국 야구대표팀 이강철 감독은 함박웃음을 지었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1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키노 스포츠컴플렉스에서 3월 WBC를 대비한 첫 합동훈련을 실시했다.
현지 시간으로 오전 10시 경기장에 도착한 선수단은 실내 웨이트트레이닝으로 몸을 푼 뒤 11시 그라운드에 모여 워밍업을 실시했다. 이후 투수조와 야수조로 나뉘어 각 파트별 훈련을 진행했고, 투수조의 소형준은 불펜으로 이동해 이강철 감독과 정현욱 투수코치 앞에서 30개의 공을 던졌다. 다소 쌀쌀한 날씨였지만 태극마크를 단 선수단은 파이팅을 외치며 훈련장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훈련 후 만난 이강철 감독은 “야수들의 페이스가 좋아 보인다. 너무 준비를 잘해왔다”라며 “투수는 조금 시간이 걸릴 것 같다. 당장 내일 NC와 연습경기인데 나가겠다고 손 드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 내일은 NC 쪽에 7이닝 경기로 양해를 구했다. 1이닝씩 7명의 투수가 등판할 예정이다”라고 첫 훈련을 마친 소감을 전했다.
선수단 분위기는 어떨까. 이 감독은 “국가대표팀 옷을 입으니까 확실히 팀 코리아라는 실감이 난다. 선수들이 여유가 있고, 자긍심도 많이 갖고 있는 것 같다. WBC를 먼저 해본 코치들이 느낌이 좋다는 말을 많이 했다”라고 흐뭇해했다.
이날 야수조 훈련에서는 외야수 김현수가 1루수로 변신한 모습이 눈에 띄었다. 이강철호는 4번타자-1루수로 생각했던 메이저리거 최지만이 소속팀 피츠버그로부터 WBC 출전 허락을 받지 못하며 백업 1루수가 필요한 상황. 이에 LG에서도 종종 1루 수비를 소화했던 김현수가 박병호, 강백호의 뒤를 받칠 제3의 1루수로 낙점됐다.
이 감독은 “만일 승부치기에 들어가면 박병호가 타석에 들어올지, 강백호가 들어올지 모른다. 또 박병호나 강백호가 주자가 될 수 있다. 빠른 주자를 내야한다면 교체가 불가피하다”라며 “김현수가 1루 수비도 잘하더라. 다음에는 (박)해민이도 1루에 보낼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첫 훈련을 무사히 마친 대표팀은 오는 17일 NC와의 평가전을 통해 실전 감각 올리기에 나선다. 경기는 7이닝으로 진행되며 김광현, 고영표, 정철원, 원태인, 정우영, 이의리, 고우석 순으로 각각 1이닝을 책임진다.
이 감독은 “투수들의 투구수는 20개 정도가 될 것 같다”라며 “무엇보다 연습경기를 해주는 NC에게 감사하다. 지금 이 시기에 실전 경기를 하는 게 무리인데 경기를 잡아준 NC 구단과 강인권 감독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싶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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