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이상은 없다지만 스프링캠프 처음부터 그리 좋지 않은 징조다. 텍사스 레인저스의 새로운 에이스 제이콥 디그롬(35)의 첫 불펜 피칭이 연기됐다.
텍사스 크리스 영 단장은 16일(이하 한국시간), 스프링캠프 첫 날, 디그롬의 불펜 피칭을 연기했다고 밝혔다. 왼쪽 옆구리에근육 긴장 증세로 일단 불펜 피칭을 하루 연기할 것이라고 현지 기자들이 보도했다.
현지에서는 애리조나 지역에 닥친 이상 한파를 이유로 들고 있다. 한때는 영하까지 내려가는 기온에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가 쉽지 않은 상황. 애리조나로 전지훈련을 떠난 KBO리그 구단들도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북미스포츠매체 ‘디애슬레틱’의 텍사스 담당 레비 위버는 자신의 SNS 계정에 ‘크리스 영 단장은 추운 날씨와 축축한 필드 환경이 결정에 영향을 끼쳤다. 디그롬은 불펜 피칭을 하고 싶다고 했다. 텍사스는 걱정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굳이 궂은 날씨와 정상적이지 않은 마운드에서 무리해서 불펜 피칭을 할 필요는 없다는 것.
하지만 가슴 철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텍사스는 뉴욕 메츠에서 옵트아웃을 선언하고 프리에이전트(FA)로 나온 디그롬과 5년 1억8500만 달러(약 2380억 원)의 계약을 맺었다.
지난해 코리 시거(10년 3억2500만 달러), 마커스 세미엔(7년 1억7500만 달러), 존 그레이(4년 5600만 달러) 등을 폭풍 영입을 했지만 68승 94패로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4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이에 그치지 않고 에이스 역할을 해줄 디그롬까지 데려오면서 성적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텍사스의 투자가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결국 디그롬이 건강하게 마운드를 지켜주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디그롬은 최근 2시즌 동안 26경기 등판에 그쳤다. 팔꿈치 통증, 옆구리 근육 통증, 팔뚝 부상, 견갑골 염증 등 다양한 부위에 부상을 입으면서 마운드에서 벗어나 있는 시간이 더 많았다. 풀타임 소화에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이런 디그롬에게 거액을 투자한 텍사스는 더욱 세심하고 민감하게 관리할 수밖에 없다. 텍사스는 동요 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가슴을 쓸어내릴 수밖에 없는 순간이었다.
일단 텍사스는 하루 정도 지켜본 뒤 다시 디그롬의 불펜 피칭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