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투수 데이비드 뷰캐넌(34)은 ‘자기 관리의 끝판왕’으로 불린다.
엄격한 식단 관리는 물론 늘 정해진 루틴대로 훈련을 한다.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두는 등 삼성의 외국인 선발 특급으로 우뚝 서게 된 비결이기도 하다.
자기 발전을 위한 투자도 아끼지 않는다. 그는 지난해 미국 펜실베니아주 앨런타운에 있는 자택에 10만 달러를 투자해 개인 훈련 공간을 마련했다. 피트니스 센터 못지않은 훈련 기구를 구비했고 사우나를 설치했다. 이번에는 냉탕을 새롭게 마련했다.
뷰캐넌에게 ‘혼자 쓰기 아까울 만큼 시설이 좋은 거 아니냐’고 하자 “나는 운동에 진심이다.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 보니 계속 투자하게 된다”고 웃어 보였다. 훗날 아들 브래들리가 자라면 홈짐에서 열심히 몸을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덧붙였다.
‘푸른 피의 에이스’ 원태인(23)은 1월 한 달간 KT 고영표(32), 소형준(22)과 함께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개인 훈련을 소화했다. 지난해까지 KT에서 뛰었던 외국인 투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의 자택에 머무르며 몸을 만들었다.
이에 뷰캐넌은 “나는 시즌이 끝난 뒤 고향에 돌아가면 곧바로 운동을 시작한다. 팀 동료들에게 우리 집에 와서 함께 하자고 했는데 시즌 끝나고 쉬어야 한다고 하더라. 원태인에게도 몇 번이고 오라고 했는데 우리 집에 안 오고 거기 가서 좀 섭섭했다”고 농담을 던졌다.
평소 자신을 선생님처럼 여기는 원태인에게 하나라도 더 알려주고 싶은 마음에서다. 그는 “원태인은 내가 삼성에 온 첫해부터 끊임없이 질문했다. 내가 키운 건 아니지만 갈수록 좋은 성적을 거뒀고 노력을 엄청 많이 하는 선수다. 올 시즌이 끝난 뒤 우리 집에 와서 같이 운동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WBC 공인구에 보다 빠르게 적응하기 위해 뷰캐넌을 찾아갔던 원태인은 “뷰캐넌에게 물어보니 (KBO리그 공인구와) 똑같다고 하더라. 다르다고 생각하지 말고 그냥 똑같은 느낌으로 하다 보면 큰 문제없을 것이라고 했다. 어떻게 보면 (KBO리그 공인구보다) 더 맞을 수 있다. 다르게 생각하지 말고 똑같이 던지면 된다”고 했다.
뷰캐넌은 “거창하게 이야기한 건 아니다. 원태인에게 ‘그냥 다 똑같은 공이다. 단지 조금의 다른 점이 있을 뿐이다. 평소처럼 던지면 된다. 공은 공일뿐이다. 하던 대로 하고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었다”고 전했다.
WBC 대표팀에 발탁된 원태인을 향한 응원 메시지도 빼놓지 않았다. 뷰캐넌은 “국가대표는 정말 큰 의미가 담겨 있다.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 원태인뿐만 아니라 한국에는 정말 좋은 선수들이 많다. 좋은 성적을 거두길 바란다”고 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