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퓨처스 팀에서 주루 및 외야 수비 파트를 담당하고 있는 고동진(43) 코치는 올해로 한화에서 20년째가 됐다. 대전고 출신으로 지난 2000년 2차 4라운드 전체 32순위로 한화에 지명된 뒤 성균관대를 거쳐 2004년 한화에 입단한 고동진 코치는 2006년 주전 우익수로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경험했다.
2013~2014년에는 한화 주장을 맡으며 리더십도 보여준 고 코치는 2016년까지 13년을 선수로 뛰었다. 선수 은퇴 후 2017년부터는 코치로 한화와 동행을 이어가고 있다. 코치로는 올해가 7년째. 그 사이 1~2군 타격, 수비, 주루 파트를 모두 넘나들었다. 2020년부터 퓨처스 코치로 미래 육성에 힘쓰고 있다. 꼼꼼한 지도와 소통으로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으로부터 두루 신뢰를 받고 있다.
고동진 코치는 “코치로 벌써 7년이 됐다. 1~2군 모두 해봤는데 어느 자리든 재미와 보람이 있다. 1군은 아무래도 성적에 더 신경써야 하지만 퓨처스는 선수 육성과 성장에 중점을 두고 있다. 1군 선수로 준비시키는 과정에서 얻는 보람이 더 크긴 하다. 어린 선수들이 많다 보니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다. 1군에 올라가 경기에 나가면 기특하다. 잘해서 연락이 오면 내가 더 고맙다”고 말했다.
어느 지도자든 마찬가지이지만 고 코치도 기본과 마음가짐을 강조한다. 그는 “기술적으로 기본이 제일 중요하다. 어느 파트에서든 기본이 있어야 오래 할 수 있다”며 “나머지는 선수 본인의 노력이다. 본인이 깨달아서 하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타의로는 만들기 어렵지만 스스로 찾아서 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각 파트별 코치들의 의견을 듣고 최대한 반영하는 최원호 퓨처스 감독의 존재도 큰 힘이다. 고 코치는 “감독님은 파트 코치에 대한 믿음이 있으시다. 기술적인 부분은 맡겨주신다. 큰 틀을 짜시면서 잘못된 부분에 대해선 지적을 해주시지만 코치들을 존중해주신다”며 “감독님부터 강압적인 분위기가 아니다. 선수들도 야간에 스스로 훈련하는 등 자율 훈련 분위기가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최근 3년 연속 최하위로 암흑기가 끝나지 않은 한화이지만 고 코치는 퓨처스 팀에서 밝은 미래를 보고 있다. “4~5년 전부터 스카우트 팀에서 좋은 선수를 많이 뽑아줬다. 꼼꼼하게 보고 신중하게 뽑은 게 느껴진다. 포지션별로 우리 팀에 꼭 필요한 장점을 가진 선수들이 많아졌다”며 “올해 FA 선수들이 들어왔지만 단발성이 아니라 퓨처스부터 중장기적인 강팀으로 가는 발판이 마련되고 있다. 어느 시점에 팀이 세팅되면서 선수들이 한 단계 올라서면 다른 팀들이 어려워하는 팀이 될 것이다”고 기대했다.
한화는 지난해 퓨처스리그 역대 최다 타이 14연승 기록을 쓰며 북부리그 1위로 우승을 차지했다. 고 코치는 “재작년까지 퓨처스리그에서 LG가 정말 좋았다. 작년에는 우리 팀이 정말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상대팀뿐만 아니라 심판분들까지 했다. 작년에 퓨처스 1위를 해서 그런 게 아니라 경기 내용이 알차고, 선수들이 매일 성장하는 것이 보였다”며 “재작년까지 LG 퓨처스에서 뛰었던 선수들이 지금은 1군 주축이 됐다. 우리도 그런 과정을 거치면 분명 강팀이 될 날이 올 것이다”고 자신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