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력 매체 ‘뉴욕 포스트’ 조엘 셔먼 기자는 지난해 12월 7일(이하 한국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2015년 필라델피아 필리스에서 뛰었던 데이비드 뷰캐넌은 오프 시즌 메이저리그 구단의 관심을 끌었지만 삼성과 4년째 시즌을 함께 한다”고 전했다.
삼성은 이날 오후 “뷰캐넌과 계약금 10만 달러, 연봉 110만 달러, 인센티브 40만 달러 등 최대 총액 160만 달러에 재계약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국내 무대에서의 활약을 발판 삼아 메이저리그에 복귀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가운데 뷰캐넌이 메이저리그 구단의 관심을 뒤로 하고 삼성과 손잡은 게 쉽지 않은 선택 같았다.
일본 오키나와 캠프에 참가 중인 뷰캐넌은 “(삼성에) 다시 오게 되어 기쁘다”고 환히 웃은 뒤 “지난해 부상으로 아쉬움을 남겼는데 올해 진짜 잘해서 에이스의 힘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뷰캐넌의 가족이 대구 생활에 아주 만족하는 점도 삼성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는 “가족이 대구 생활에 아주 만족해한다. 주변 사람들이 잘해주고 치안이 좋아 다시 오고 싶어 했다”고 전했다.
뷰캐넌은 데뷔 첫해인 2020년 15승 고지를 밟으며 삼성 외국인 투수 잔혹사를 끊어냈다. 2021년 16승으로 개인 한 시즌 최다승 기록을 새롭게 작성했고 에릭 요키시(키움)와 함께 다승 부문 공동 1위에 올랐다.
뷰캐넌은 지난해 26경기에서 11승 8패(평균자책점 3.04)의 성적을 남겼다. 지난해 7월 23일 고척 키움전 도중 김준완의 타구를 맨손으로 잡다가 오른손 엄지를 다치는 바람에 한 달 넘게 자리를 비웠다. 부상만 아니었다면 외국인 최초 100승 투수 더스틴 니퍼트도 이루지 못했던 3년 연속 15승 달성도 가능했을 터.
삼성은 뷰캐넌에게 에이스 역할은 물론 젊은 선수들의 멘토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뷰캐넌 역시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는 “젊은 선수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멘토가 되고 싶다. 지금껏 젊은 선수들이 제게 와서 마운드에 섰을 때 마음가짐과 멘탈적인 부분을 많이 물어봤는데 식단 관리, 훈련 루틴, 공을 던지는 방법 등 여러가지 부분에 대해 물어봤으면 좋겠다. 나를 최대한 활용해 달라”고 했다.
뷰캐넌은 삼성의 올 시즌 하위권 전력 예상에 대해 “좋은지 나쁜지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지난해 전반기에는 우리가 바라던 모습과는 반대였는데 후반기 들어 다시 올라가서 5강 진출 경쟁도 했었다. 우리가 부족한 부분을 돌이켜보고 올 시즌을 준비한다면 작년보다 나은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팬서비스가 좋기로 소문난 뷰캐넌은 올 시즌에도 팬들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팬들과 소통할 수 있어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 늘 뭔가 해드리고 싶다. 아직 공개할 수 없지만 깜짝 이벤트를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올 시즌 목표를 묻자 “20승 달성과 함께 지난해처럼 맨손으로 타구를 잡지 않겠다”면서 “투수 파트에서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대답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