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는 야구의 ‘3D 업종’이라 불린다. 체력적인 부담이 크고 부상 위험이 높은 포지션이기 때문이다. 무거운 장비를 짊어지고 쪼그려 앉아 수비한다는 건 여간 고된 일이 아니다.
국가대표 출신 포수 강민호(38・삼성)는 올 시즌 프로 데뷔 20년 차를 맞이한다. 지난해까지 1군 통산 2108경기에 출장한 그는 이르면 올 시즌 박용택이 작성한 KBO리그 최다 출장 기록(2237경기)을 넘어설 수 있다. 그는 “부모님께서 건강한 몸을 주셨고 결혼한 뒤에는 아내 덕에 건강을 유지했다”고 공을 돌렸지만 프로 선수로서 철저한 자기 관리가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불가능했을 터.
강민호는 지난해 130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5푼8리(396타수 102안타) 13홈런 66타점 38득점을 기록했다. 전반기 타율 2할2푼(223타수 49안타) 2홈런 28타점 15득점에 그쳤으나 후반기 들어 타율 3할6리(173타수 53안타) 11홈런 38타점 23득점으로 제 모습을 되찾았다.
지난해를 되돌아보며 “초반에 부진했던 게 많이 아쉽다”고 밝힌 강민호는 지난달 15일부터 일본 오키나와에서 올 시즌을 준비했다. 본진이 합류하기 전까지 개인 트레이너와 함께 몸을 만들었다.
설 연휴를 반납한 채 열심히 땀을 쏟아낸 강민호는 “지난해의 아쉬움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이곳에 일찍 왔다. 가족에게 많이 미안하지만 아내가 잘 이해해준 덕분에 마음 편히 몸을 만들 수 있었다. 야구 선수로서 책임을 다하는 게 가장의 의무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현재 몸 상태는 좋은 편. 지난해 무릎 상태가 좋지 않았으나 겨우내 착실히 몸을 만든 덕분에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베테랑으로서 책임감도 크다. 그는 “감독님께서 베테랑 선수들이 팀 분위기를 이끌어줘야 한다고 강조하시는데 저도 훈련 열외 없이 잘 소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올 시즌 프로 데뷔 20년 차가 됐는데 베테랑으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 아직 힘이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올 시즌 준비 잘하겠다”고 덧붙였다.
강민호는 팀내 타자 가운데 맏형이다. 선수단 전체를 챙겨야 하는 위치다. 팀이 젊어지면서 좋은 본보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테랑으로서 좀 더 책임감을 가지고 어린 후배들이 실수하더라도 주눅 들지 않도록 잘 이야기해 주겠다”는 강민호의 말이다.
삼성은 지난해 강민호, 김태군, 김재성 등 3인 포수 체제를 운용했다. 공격과 수비에서 순효과를 가져왔다. 예를 들어 한 명은 포수로 다른 한 명은 지명타자로 나서 공격력의 극대화를 꾀할 수 있고 선발 투수의 성향에 따라 전담 포수를 배치하는 장점도 있다.
강민호는 3인 포수 체제에 대해 “효과는 있다고 생각한다. 반대로 보면 세 선수 모두 확실한 주전 포수로서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볼 수도 있다. 저도 후배들과 경쟁해야 하는 위치다. 선의의 경쟁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흔히 말하는 수치상 목표 같은 건 없다. “부상 없이 오랫동안 선수로 뛰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지난해 아쉽게 놓쳤던 가을 야구의 꿈을 이루는 게 가장 큰 목표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