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FA 시장에 남아있던 베테랑 외야수 이명기(36)까지 사인&트레이드로 데려왔다. 외부 FA만 4명을 영입하며 탈꼴찌 희망을 높였다.
한화는 14일 NC와 트레이드를 통해 외야수 이명기와 포수 이재용을 받았다. 내야수 조현진과 2024 신인 7라운드 지명권을 내주는 조건으로 2대2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FA 신분이었던 이명기는 원소속팀 NC와 1년간 연봉 5000만원, 옵션 5000만원으로 최대 1억원에 계약한 뒤 한화로 트레이드됐다. 지난해 연봉 1억7500만원에서 대폭 깎인 조건이지만 FA 미아가 될 뻔한 이명기로선 새 팀을 찾은 것이 의미 있다.
이로써 한화는 올 겨울 외부 FA 선수만 4명 영입했다. 지난해 11월 외야수 채은성(6년 90억원), 투수 이태양(4년 25억원), 내야수 오선진(1+1년 4억원)을 연이어 데려와 외부 FA 영입 한도 3명을 꽉 채웠다. 하지만 손혁 한화 단장은 FA 시장 철수를 선언하지 않았고, 남은 시장을 계속 주시했다.
외야 보강에 갈증을 느끼고 있었고, NC에서 전력 외로 분류된 FA 외야수 권희동, 이명기를 주시했다. 2월 스프링캠프가 시작된 뒤에도 관심을 거두지 않았고, 마침내 NC와 사인&트레이드를 이끌어냈다. 3년차 내야수 조현진과 신인 7라운드 지명권을 내줬지만 포수 뎁스 보강을 위해 이재용까지 데려와 균형을 맞췄다.
사인&트레이드는 원소속팀 NC와 계약이기 때문에 외부 FA 영입으로 카운트되지 않는다. 이명기도 이날 창원에 내려가 NC와 계약한 뒤 대전으로 넘어왔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한화는 외부 FA 4명을 영입했고, 전 포지션에 걸쳐 즉시 전력을 보강하면서 탈꼴찌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
지난 2008년 SK에서 1군 데뷔 후 KIA, NC를 거친 이명기는 통산 1019경기 타율 3할7리 1097안타 28홈런 321타점 107도루를 기록했다. 통산 타율 3할대로 컨택이 검증된 타자. 지난해 94경기 타율 2할6푼 78안타 23타점으로 주춤했지만 2021년 여름 코로나 방역 수칙을 위반한 술자리로 출장징계 징계를 받아 시즌 준비가 늦은 여파가 있었다.
이명기의 가세로 한화는 외야 뎁스를 한층 더 강화했다. FA 채은성이 우익수를, 외국인 선수 브라이언 오그레디가 중견수로 예상되는 가운데 비어있는 좌익수 자리에 이명기가 들어가면 그림이 딱 맞는다. 물론 기존 한화 외야수들도 스프링캠프에서 기량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 이명기도 내부 경쟁을 뚫어야 한다. 한화는 외야 뎁스에 1명을 더 추가함으로써 내부 경쟁 강화 효과를 기대한다.
손혁 단장은 "이명기는 커리어 내내 3할을 치던 선수였고, 수베로 감독도 2021시즌 NC의 2번타자로서 모습이 인상 깊었다며 만족스러워했다. 내부 경쟁이 강화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팀에 도움이 되는 트레이드가 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도 "이명기는 NC의 2번타자로 좋은 인상을 받았다. 우리 내부 경쟁이 강화돼 더 좋은 팀으로 발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그동안 우리는 리그에서 가장 많은 젊은 선수들이 기회를 받아왔다. 이제는 리그 내 경쟁력 있는 수준으로 갖춰나가야 할 시간이다. 이번 트레이드가 시사하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경쟁을 통해 이겨내야만 자신의 자리가 생긴다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명기는 함께 트레이드로 온 이재용과 함께 14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를 찾아 구단 용품을 지급받았다. 15일 곧장 일본 고치로 넘어가 한화 퓨처스 팀 스프링캠프에 합류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