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폭적인 연봉 삭감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본대표팀에도 탈락한 투수 다나카 마사히로(35·라쿠텐 골든이글스)가 개막전 선발로 명예 회복을 노린다.
‘닛칸스포츠’를 비롯해 일본 언론은 13일 다나카가 라쿠텐의 시즌 개막전 선발투수로 일찌감치 확정됐다고 전했다. 이시이 가즈히사 라쿠텐 감독이 이날 취재진에게 공표했다.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에서 4차례 개막전 선발을 맡은 다나카는 라쿠텐 소속으로 지난 2012년 이후 11년 만에 개막전 선발로 출격한다.
다나카는 “솔직히 놀랐다. 개막전 선발은 12개 구단, 12명밖에 경험할 수 없는 것이다. 투수로서 특별한 일이고, 확실히 승리로 이어지는 투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7년간의 미국 메이저리그 생활을 마치고 지난 2021년 일본으로 돌아간 다나카는 복귀 두 번째 시즌이었던 지난해 다소 부진했다. 25경기에서 팀 내 최다 163이닝을 던졌지만 9승13패 평균자책점 3.31에 그쳤다. 12패는 양대 리그 통틀어 최다패 기록. 평균자책점도 퍼시픽리그 평균(3.16)에 못 미치며 투고타저 시즌에 빛을 보지 못했다.
결국 올해 연봉도 4억7500만엔(약 46억원)으로 전년도 9억엔(약 87억원)에서 무려 4억2500만엔(약 41억원)이나 깎였다. 지난 2016년 요미우리 자이언츠 투수 스기우치 도시야(5억엔→5000만엔)의 4억5000만엔에 이어 일본프로야구 역대 두 번째 큰 삭감액이었다.
지난해 부진 여파로 내달 열리는 WBC 일본대표팀에도 탈락했다. 50인 예비 엔트리에 포함된 뒤 “어떤 역할이라도 최선을 다할 테니 준비하고 있겠다”고 말했지만 30인 최종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일본은 투타겹업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 포함 투수 15명을 뽑았지만 다나카를 외면했다. 37세 최고참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도 있지만 20대 투수만 13명을 발탁하며 세대 교체했다.
다나카는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시작으로 2009년, 2013년 WBC, 2021년 도쿄 올림픽까지 일본 대표팀 단골 손님이었다. 연봉 삭감에 이어 대표팀 탈락으로 냉정한 현실에 마주한 다나카에게 어느 때보다 명예 회복이 필요한 시즌. 미일 통산 200승 대기록에 10승을 남겨놓고 있어 동기 부여가 되고 있다. 다나카는 일본에서 9년간 112승, 미국에서 7년간 78승으로 미일 통산 190승을 기록 중이다.
한편 라쿠텐의 개막전은 내달 30일 일본 홋카이도 기타히로시마시 에스콘필드에서 열리는 니혼햄 파이터스전이다. 에스콘필드는 지난 1993년 개장한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후쿠오카 페이페이돔에 이어 일본 역대 두 번째 개폐식 돔구장으로 3만5000석 규모로 지어졌다. 역사적인 개장 경기에 다나카가 선발 출격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