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 에이스 구창모(26)의 토종 선발 파트너는 누가 될까. ‘잊혀진 1라운더’ 정구범(23)도 이 후보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NC는 에릭 페디, 타일러 와이드먼의 외국인 원투펀치를 구축해 놓았다. 토종 에이스 구창모까지 좀 더 완벽한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2021년 왼팔 척골 판고정술 수술을 받고 시즌 아웃됐던 구창모는 지난해, 예정보다는 늦어졌지만 성공적으로 복귀했다. 2020년 통합우승 시즌 당시의 위력적인 선발 투수의 면모를 과시했다.
지난해 건강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19경기 11승5패 평균자책점 2.10의 성적. 올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선발돼 일찌감치 몸 상태를 끌어올리고 있다.
다만 구창모의 토종 선발 파트너가 고민이다. 선발 경험이 있는 송명기, 신민혁이 유력한 후보군이지만 그렇다고 이들에게 선발 자리가 확실하게 보장됐다고 볼 수는 없다. 여전히 경쟁이다. 그리고 그동안 잊혀졌던 1라운더 좌완 정구범도 경쟁 대열에 가세했다.
2020년 2차 1라운더 정구범은 어깨 통증으로 1군 데뷔가 쉽지 않았다. 여기에 깡마른 체구도 구단의 고심이었다. 그러다 2021년 여름 미국 본가로 가서 개인 트레이닝을 받았고 15kg 넘게 증량에 성공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기대감을 높였지만 2군에서만 머물렀다. 10월, 정규시즌 막판 1군에서 2경기를 던지는데 그쳤다. 2군에서는 27경기 2승 3홀드 평균자책점 4.00의 기록. 대부분 1이닝 불펜 투수 역할을 했다. 그럼에도 부상을 털어내고 1군에 데뷔했다는 것 자체가 고무적이었다.
강인권 감독 역시 정구범을 장기적으로 선발로 키워야 한다고 보고 있다. 그런 만큼 올해부터 다시금 착실하게 준비하고 있다. 데뷔 이후 첫 해외 1군 캠프에 참가하는 만큼 1군 코칭스태프의 체크를 받으면서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생겼다. 정구범도 남다른 기분으로 선발을 준비 중이다.
캠프에서 두 번째 불펜 피칭에서 80~90% 강도로 40구를 던졌다. 최고 구속은 142km까지 나왔다. 김수경 투수코치는 “정구범은 중점적으로 생각해야 할 부분이 부상이다. 현재까지 몸에 이상 없이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라며 “경기에서 본인의 기량을 보여주기까지의 과정이 더 중요하다. 선발 로테이션 후보군에 있는 만큼 스스로 관리를 잘해서 가지고 있는 기량을 보여주길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정구범은 “입단 4년 차에 해외 캠프를 처음으로 참가했다. 선배님들과 함께 운동하면서 보는 것만으로도 배울 점이 많고, 또래 형들도 많아서 궁금한 점을 편하게 물어볼 수 있어서 좋다”라고 캠프 참가 소감을 전했다.
그동안 무기력했던 속내도 털어놓았다. 그는 “입단하고 계속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서 자신감도 떨어지고 무기력했지만 지난해 후반기부터 몸상태가 좋아지면서 스트레스도 줄고 자신감도 붙고 있다. 이제는 주변을 의식하지 않고 스스로 몸 상태를 체크하고 관리하면서 내가 준비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캠프에서 첫 번째 피칭은 마운드 적응과 밸런스를 잡는데 집중했고, 두 번째 피칭에서는 제구에 중점을 두고 던졌는데 조금씩 원하는 모습으로 공을 던지고 있는 것 같아서 만족한다. 정상적인 몸 상태로 참가한 첫 캠프인 만큼 신인의 마음가짐으로 임하고 있다. 잘 준비해서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jhrae@osen.co.kr